삼성 첫 업셋 우승·박진만 '선수 MVP→동일팀 우승 감독' 최초·라팍 첫 축배…V9에 쏟아진 기록들 [금주의 이슈]

입력 2026-11-08 20:19:17 수정 2026-11-08 20: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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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정상·13년 만의 대구 홈 우승…정규시즌 2위로 KT 제압
최형우 통산 7번째 우승·강민호 데뷔 23년 만에 첫 정상·구자욱 타율 5할 MVP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면서 구단과 선수, 감독에 걸친 다양한 기록을 새로 썼다.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업셋 우승을 달성했고, 박진만 감독은 같은 구단에서 선수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데 이어 감독으로도 우승하는 최초 사례를 남겼다.

삼성은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T 위즈를 12대1로 대파했다. 1차전 패배 이후 4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2014년 이후 12년 만의 정상 복귀이자 구단 통산 9번째 우승인 V9 달성이다.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업셋…정규시즌 2위의 반란

삼성은 이번 우승으로 구단 역사상 처음 정규시즌 1위가 아닌 상황에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제외하면 앞서 7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은 모두 정규시즌 1위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거둔 성과였다. 그러나 올해는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정규시즌 90승을 기록한 1위 KT를 꺾으면서 삼성은 처음으로 '도전자' 입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BO리그 전체로는 2018년 SK 와이번스 이후 8년 만에 정규시즌 2위 팀이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사례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박진만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삼성 박진만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만, 2006년 삼성 선수로 MVP→2026년 삼성 우승 감독…KBO 최초

박진만 삼성 감독은 한국시리즈 역사에 새로운 이력을 남겼다.

박진만 감독은 2006년 삼성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당시 안정적인 수비와 승부처에서의 적시타로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20년이 지난 올해에는 같은 삼성의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같은 구단에서 선수로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고, 감독으로도 우승한 KBO리그 최초 사례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kt 이강철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초 kt 이강철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국시리즈 MVP 출신 우승 감독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1996년 해태 타이거즈 선수로 MVP를 차지한 이강철 KT 감독이 2021년 KT를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바 있다.

박진만 감독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 선수로 이강철 감독이 MVP에 오르는 모습을 상대 팀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이어 무려 30년 뒤인 2026년에는 두 사람이 한국시리즈에서 감독으로 맞붙었고, 이번에는 박진만 감독이 승자가 됐다.

◆라이온즈파크 개장 10년 만에 첫 우승…대구 홈에서는 13년 만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새로운 우승 역사가 시작됐다.

삼성라이온즈파크는 2016년 개장했다. 삼성은 2014년 마지막 우승 당시까지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사용했기 때문에 새 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이 대구 홈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것은 2013년 이후 13년 만이다. 당시 삼성은 시민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1승 3패의 열세를 뒤집고 4승 3패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에는 한국시리즈 3~5차전을 홈에서 모두 이기면서 새 구장에서 첫 우승 축배를 들었다.

2013년 11월 9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
2013년 11월 9일 오후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 '한국프로야구 최초 통합 3연패 기념 2013 팬 페스티벌'서 삼성 선수들이 우승 세레모니를 재현하고 있다. 매일신문DB

◆1차전 패배 이후 4연승…5차전 11점 차 대승으로 마무리

삼성의 우승 과정도 극적이었다. 첫 경기에서 8점 차로 뒤지다가 맹추격했으나 7대8로 패한 삼성은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차전(11월 3일): 삼성 7대8 KT (1패)

▷2차전(11월 4일): 삼성 3대2 KT (1승 1패)

▷3차전: 삼성 5대1 KT (2승 1패)

▷4차전: 삼성 10대5 KT (3승 1패)

▷5차전(11월 8일): 삼성 12대1 KT (4승 1패로 우승)

특히 2차전에서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마지막 5차전에서는 5회에만 8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했다.

5차전 선발 원태인은 5이닝 1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6회부터 등판한 크리스 페덱은 4이닝 동안 출루를 단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 전경. 매일신문DB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라팍) 전경. 매일신문DB

◆V1부터 V9까지…1985년·2002년·2005년·2006년·2011~2014년·2026년

이번 우승으로 삼성은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해 통산 9번째 정상에 올랐다. 한국시리즈를 실제로 치러 우승한 횟수는 8차례다.

▷V1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 한국시리즈 없이 정상

▷V2 2002년: LG 트윈스를 꺾고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V3 2005년: 두산 베어스를 꺾고 선동열 감독 체제 첫 우승

▷V4 2006년: 한화 이글스를 꺾고 2년 연속 우승

▷V5 2011년: SK 와이번스를 꺾고 류중일 감독 체제 첫 우승

▷V6 2012년: SK 와이번스를 꺾고 2년 연속 우승

▷V7 2013년: 두산 베어스에 1승 3패로 뒤지다 3연승 역전 우승

▷V8 2014년: 넥센 히어로즈를 꺾고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V9 2026년: KT 위즈를 꺾고 12년 만에 우승, 구단 첫 한국시리즈 업셋

삼성은 2002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005~2006년 2연패, 2011~2014년 4연패를 달성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정상에서 멀어졌고, 2024년에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올해는 과거 왕조와 달리 정규시즌 2위에서 우승에 도전해 성공했다는 점에서 V9의 의미가 남다르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로 최형우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로 최형우를 헹가래 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포수 강민호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포수 강민호가 동료들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구자욱이 MVP를 차지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구자욱이 MVP를 차지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형우 7번째 우승·강민호 23년 만의 첫 우승…구자욱은 타율 5할 MVP

선수들의 개인 기록도 풍성하다.

최형우는 삼성 복귀 첫해 개인 통산 7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손에 넣었다. 삼성에서 2011~2014년 4차례, KIA 타이거즈에서 2017년과 2024년 2차례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삼성에서 우승을 추가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강민호는 23번째 시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오랫동안 국내 대표 포수로 활약했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강민호에게 이번 V9는 선수 생활의 오랜 숙원을 푼 순간이 됐다.

주장 구자욱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20타수 10안타, 타율 0.500에 1홈런 6타점 5득점을 기록했다. 5경기 모두 안타를 생산했고, 기자단 MVP 투표에서 97표 중 72표를 얻어 생애 첫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구자욱은 삼성의 마지막 우승이었던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12년 뒤에는 주장이자 MVP로 팀의 새로운 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구단 첫 업셋 우승과 박진만 감독의 KBO 최초 기록, 라이온즈파크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여기에 V9의 역사와 베테랑들의 개인 기록까지 더해지면서 2026년은 삼성 라이온즈에 또 하나의 특별한 우승 시즌으로 남게 됐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삼성 페덱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삼성 페덱이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후라도가 이닝을 끝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삼성 선발투수 후라도가 이닝을 끝내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디아즈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페덱 영입 적중·후라도 기다림 보상·디아즈 해결사…외국인 3인방의 힘

삼성의 V9에는 외국인 선수 3명의 활약도 결정적이었다. 특정 기록으로 규정할 수 없는 '외인 3인'이라는 수식이 자연스럽게 '가족 셋'으로 읽히는 믿음직한 구석이 눈길을 끈다.

시즌 중반 합류해 짧은 시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크리스 페덱, 부상에도 구단의 믿음 속에 돌아온 아리엘 후라도,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은 르윈 디아즈가 각자의 방식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페덱은 삼성의 후반기 승부수였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교체와 단기 대체 선수 활용을 거쳐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32승 경력의 페덱을 영입했다. 합류한 지 불과 3개월여 만에 우승의 주역이 된 그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5차전에서는 선발 원태인에 이어 6회부터 등판해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마지막 공도 페덱의 손에서 나왔다.

후라도는 기다림에 보답한 에이스였다. 삼성은 시즌 도중 후라도가 부상으로 약 6주간 이탈하자 대체 외국인 투수를 활용하면서 복귀를 기다렸다. 후라도는 가을야구에서 그 믿음에 보답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두며 시리즈 MVP를 차지했고, KT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7이닝을 책임진 후라도에게 박진만 감독은 "시리즈 끝나면 뭐라도 해줘야 할 것 같다"며 고마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디아즈는 타선의 해결사였다. 2025년 50홈런 158타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던 디아즈는 올해도 정규시즌 타율 0.305, 26홈런 129타점으로 중심 타선을 지켰다.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167로 고전했지만 홈런 2개로 4타점을 올렸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6타수 4안타 2타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연장 10회 적시타를 때린 데 이어 12회에는 결승 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첫 승리에 힘을 보탰다.

페덱은 과감한 영입이 적중한 사례였고, 후라도는 부상에도 이어진 신뢰에 결과로 답했다. 디아즈는 장타와 적시타로 중심 타선의 무게를 지켰다. 삼성의 12년 만의 우승에는 이처럼 선수 영입과 부상 관리, 기존 전력에 대한 믿음이 함께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