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전기차의 역설(逆說)'이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각국 정부의 지원 속 전동화 전환은 가속화하고 있으나, 순수 전기차(BEV) 판매량이 늘수록 제조사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100년 역사의 독일 자동차 산업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BMW는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손익분기점 수준(-0.5~0.5%)으로 낮췄고, 메르세데스-벤츠는 3분기 승용 부문 이익이 반토막 났다. 폴크스바겐그룹은 8조8천억원 규모의 영업손실 속에 2030년까지 10만 명 감원이라는 사상 최대 구조조정(構造調整)에 착수했다. 매출의 35~40%를 차지하던 중국 시장을 현지 브랜드에 내준 데다, 전동화에 박차를 가했음에도 박한 마진과 가격 경쟁에 휘말린 탓이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아는 3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75.4% 급증했지만,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점유율을 지키느라 인센티브 비용 6천60억원, 가격 인하 손실 1천210억원을 치렀다. 분기 영업이익의 40%에 육박하는 대가를 치르고서야 안방과 해외 시장을 방어한 셈이다. 고정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중국의 투매 공세가 더해지며 '많이 팔수록 이익이 깎이는' 치킨게임이 현실화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중국산 승용차 기본 관세(關稅)는 8%에 불과해 15~50%의 장벽을 쌓은 중국·EU·태국 등에 비해 무방비 상태다.
100년 역사의 독일 차가 겪고 있는 진통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장이다. 전기차 전환이라는 거대한 대세는 바꿀 수 없지만, 무리한 인센티브 경쟁과 점유율 방어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국내 자동차 생태계의 체력을 고갈(枯渴)시킬 뿐이다. 정부와 통상 당국은 관세 및 보조금 체계 정비, 국내 생산세액공제 도입 등 실질적인 방어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산업계도 하이브리드(HEV) 등을 포함한 정교한 다변화와 원가 혁신과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해 산업 펀더멘털을 다져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정복 입고 '작심발언' 화제 유선민 중령…"이렇게 군 홀대하는 정권 역사에 없어"
한동훈 "국민연금, 삼전닉스 '몰빵'해 182조 증발…국민 노후 담보로 투기판"
성일종, 30대 여성 민통선 침입 전말 공개…"산나물 채취자로 보고 수색 종료"
김민석, 신천지 논란 세번째 사과... 박지원 "이제 거론하면 초가삼간 불 지르는 사람"
李 지지율 전국 2%p 오를 때 TK는 5%p 상승해 26%…PK도 전국 평균 웃돌아 [한국갤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