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26시즌 결산] (상) 삼성 라이온즈, 고비 넘어 정상 정복…12년 만에 품에 안은 우승 트로피

입력 2026-11-08 18: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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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산 9번째이자 12년 만에 우승
정규시즌 2위, KS 전적 4승 1패로 왕좌
치열한 경쟁, 부상 악재 넘어 정상 등극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한국시리즈 도중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팬들이 한국시리즈 도중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 삼성 제공

연초 계획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게 다반사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는 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설정한 목표는 '프로야구 우승'. 치열한 경쟁 속에 '가을 야구' 무대를 밟았다. 이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넘어 정상에 섰다. 무려 12년 만에 다시 이룬 결실. 통산 9번째 우승이다. 두 차례에 걸쳐 올 시즌을 돌아보고, 새 시즌을 위한 과제도 살핀다.

(상)삼성 라이온즈, 고비를 넘어 정상 정복

(하)삼성 라이온즈, 2연패 달성 위한 과제

(상)삼성 라이온즈, 고비를 넘어 정상 정복

사자후가 가을 하늘에 울려 퍼졌다. 삼성 라이온즈가 마침내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2014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이후 12년 만에 다시 맛보는 열매. 이번엔 정규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결국 챔피언이 됐다.

◆가을에 울려 퍼진 사자의 포효

지고 있어도 그대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역전의 명수'에게 따라붙는 말이다. 삼성이 딱 그랬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에 1대5로 완패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KT 위즈에 7대8로 졌다. 그럼에도 두 시리즈 모두 최종 승자는 삼성이었다.

지난해 가을 삼성은 신바람을 냈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칠 때만 해도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힘을 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플레이오프에선 2승 3패로 밀렸다. 그래도 강력한 화력을 앞세워 가을 야구 판도를 뒤흔들었다. 짜릿한 가을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7일 대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승리로 이끈 직후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7일 대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승리로 이끈 직후 마운드에 모여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삼성 제공

올해도 지난해 못지 않다. 정규시즌 때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의 연속.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 KT 위즈 등과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였다. 시즌 막바지까지 순위가 결정되지 않을 정도였다. KT에 기세에 밀려 정규시즌은 2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경험은 약이 됐다. 당시엔 가을 야구만 11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체력이 떨어졌다. 그 때문에 플레이오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겨우내 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정규시즌에서 최대한 높은 순위를 차지, 포스트시즌 경기 숫자를 줄이는 데도 신경을 쏟았다.

한국시리즈 직행엔 실패했다. 그래도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뿌리치고 최종 승부에 나섰다. 1차전에선 한때 0대8까지 밀렸다. 그러다 7점을 따라붙었다. 승부를 뒤집진 못했으나 분위기를 바꾸기엔 충분했다. 2차전은 연장 12회 접전 끝에 3대2 승리. 그 기운이 끝까지 이어졌다.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민. 삼성 제공

◆가을 야구 이끈 삼성 사나이들

'가을 야구'로 불리는 포스트시즌은 단기전. 정규시즌과는 분위기도 사뭇 다르다. 작은 실수 하나가 승부를 가르는 일도 적잖다. 그만큼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부담이 크다. 큰 경기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다. 젊은 선수의 패기에 베테랑의 노련미가 더해져야 한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시점. 삼성 투타에 큰 구멍이 났다. 리그 세이브 1위(35개)인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리그 타율 1위(0.371)이자 주장 구자욱은 허벅지 근육을 다쳤다. 집중 치료 후 돌아오긴 했지만 수비와 주루가 쉽지 않은 상태.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7일 대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7회말 적시 2루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이 7일 대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7회말 적시 2루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삼성 제공

삼성은 '여름 사자'라 불린다. 더워지면 잘하는 덕분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의 합성어)가 안방인 팀답다. 한데 올해는 '가을 사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최형우, 강민호 등 체력 부담과 부상을 딛고 투혼을 불사른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뭉쳐 일을 냈다.

이승민은 불펜 필승조. 정규시즌 때도 잘했지만 가을 야구 무대에선 펄펄 날았다. 위기 때,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할 때면 늘 그가 있었다. 선발에서 임시 마무리로 전업한 원태인도 불펜에 힘을 보탰다. 크리스 페덱, 아리엘 후라도는 선발로 제 몫을 해냈다.

삼성 라이온즈의 박승규. 삼성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박승규. 삼성 제공

타선에선 박승규가 맹위를 떨쳤다. 주로 2번 타자로 출장, 중심 타선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줬다. 구자욱, 최형우는 고비 때마다 적시타를 날렸다. 박진만 감독의 전략도 돋보였다. 한 발 빠른 투수 교체, 승부처에서 전력을 총동원하는 결단으로 우승의 발판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