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훼손' 임청각, 광복 80주년 제 모습 찾는다

입력 2024-04-09 15:50:58 수정 2024-04-09 20:41:39

안동시, 임청각 복원사업 공정률 80%로 막바지 공사
280억원 들여 구가옥, 도로와 주차장, 공유관 등 추진
1941년 항일정기 끊으려 철도로 훼손 80년만에 복원

9일 안동
9일 안동 '임청각' 의 모습. 중앙선 철로를 걷어낸 자리에 탐방로가 조성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1919년 4월 11일)을 하루 앞둔 가운데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이자 항일독립운동의 상징인 안동 임청각(臨淸閣·보물 제182호) 복원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99칸 규모의 살림집으로 일제강점기 석주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11명을 배출하면서 항일 투쟁의 밑거름이 된 임청각 건물은 일제가 1941년 항일 정기를 끊겠다며 앞마당을 관통하는 경북선 철로를 놓으면서 훼손됐다.

정부와 안동시는 지난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임청각 복원사업에 나섰으며, 2020년 12월 17일 임청각 앞에 놓인 철로와 방음벽을 철거했다.

현재 임청각 보수와 주변정비 사업 공정률은 80%정도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안동시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내년에 임청각 복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안동시는 2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임청각 좌·우측 재현 가옥 2동을 복원하고 도로와 주차장 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화·관광·교육 공간으로 활용될 공유관(석주기념관)도 지하 2층, 지상 1층, 연면적 800㎡ 규모로 추진된다.

임청각 건물 내부 보수 공사와 조경 공사는 완료한 상태로 주차장 등 막바지 주변 정비에 나서고 있다. 철거된 철로 부지에는 탐방로를 조성하고, 안동역사~임청각~월영교를 잇는 산책로와 역사문화 체험시설로 만들고 있다.

안동시는 2017년 11월 고성이씨 후손, 전문가 등과 함께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2018년 12월 임청각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임청각 주변 가옥과 토지를 매입했고, 2021년 12월 임청각 정비 실시설계 용역을 마쳤다.

한편, 석주 이상룡 선생은 1911년 정월에 압록강을 건너며 "차라리 내 목이 잘릴지언정 무릎 꿇어 종이 되지 않으리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얼어붙은 만주 땅에서 백만 동포의 삶의 터전을 마련하며 항일 독립운동단체 경학사를 만들어 독립정신을 일깨우고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했다.

1925년 석주는 초대 국무령을 맡았으나 다시 간도로 돌아와 무장 항일투쟁에 심혈을 기울였다. 끝내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2년 5월 길림성 서란현에서 74세에 순국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독립운동의 역사와 민족의 정체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임청각은 대한민국의 훌륭한 역사 교육장"이라며 "독립운동의 성지인 임청각을 전 국민이 공유하는 문화거점 공간으로 형성할 수 있도록 복원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