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채운 숙명여고 문제유출 교무부장과 대조…'유권사면 무권만기'
학부모들 "자녀들 상대적 박탈감 느낄까 걱정" 우려
청년들 "사회적 갈등 불신 키우는 악순환 고리" 지적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 정경심 부부 등 입시비리 사범이 포함되면서 수험생, 학부모, 2030 등은 허탈감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018년 숙명여고 문제유출 사건 당사자 교무부장은 형기를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평범한 교사와 유명 정치인이 나란히 '입시 비리'를 저질렀는데 그 결과는 판이하게 갈려 '유권사면 무권만기'라는 냉소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 2명을 둔 신원형(46) 씨는 "한창 고2, 고3 자녀들이 입시 때문에 예민한 시기인데 이번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까봐 걱정이다"며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사람들은 입시비리라는 죄를 지어도 쉽게 풀려나가는 모습을 보니 공정이라는 가치를 배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학부모 김민정(42) 씨는 "입시 비리는 엄중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조국 사면이 하나의 선례가 돼서 앞으로 더욱 만연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번 사면은 향후 파장을 고려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등학생 이정현(18) 양은 "우리 세대에게 특히 입시 비리는 민감한 범죄"라며 "누구는 기회를 돈과 권력으로 사는 것으로 느껴진다. 정직하게 살아도 소용없다는 푸념이 든다"고 허탈해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 김모(28) 씨는 "입시 비리는 단순 부정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문제"라며 "최근 입시 비리 문제를 정치권이 판단을 내려버리면 사회적 갈등과 불신을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교육 공무원 박모 씨는 "교육 현장에 근무하는 공무원으로써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며 "교육계에서 조차 잘못을 저질로도 결국에는 사면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질까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대학생 강모 씨는 "우리 세대는 입시 등 경쟁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번 사면을 그런 부분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입시학원 강사 정모씨는 "공정성과 관련된 문제로 처벌을 받은 사람이 사면으로 예외를 인정하는 건 국민적 공감대가 낮으며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공정'과 '책임'이라는 우리 사회 최후의 기준을 무너뜨리는 것"고 지적했다.
최준생 이모 씨는 "조국 전 장관 일가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태도도 보인 적 없는데, 죄를 면해준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문했다.
서구 주민 강모 씨 "사법도, 교육도 나라가 만든 체계를 믿기 어려워졌다. 정당하고 공평한 잣대가 아니라 정권에 따라 죄의 무게가 달라지니, 나라가 만든 체계를 믿고 아이를 마음 놓고 키울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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