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생 늘고 지방 줄었다… '두뇌 유출' 가속

입력 2025-10-09 10: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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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새 수도권 대학생 1만명↑, 지방 19만명↓
전남 22.3%·제주 20.7% 감소… 전국 어디도 예외 없어
수도권 대학생 비율 49.8%, 비수도권 추월 눈앞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3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국가 균형성장을 위한 지방대학 육성' 거점 국립대 총장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도 수도권 대학생은 오히려 늘었다. 반면 지방 대학생은 급격히 줄며,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이 심화하면서 사회·경제 격차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은 2016년 대비 0.9%(1만명) 증가한 약 117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은 5만6천명에서 6만5천명으로 14.5%(9천명), 경기는 34만9천명에서 37만6천명으로 7.5%(2만6천명) 늘었다. 서울은 75만5천명에서 73만1천명으로 3.2%(2만4천명) 감소했지만, 인천·경기의 증가로 수도권 전체 학생 수는 소폭 상승했다.

반면 지방 대학의 재학생은 2016년 137만2천명에서 올해 118만1천명으로 13.9%(19만명) 급감했다. 비수도권 중 대학생이 늘어난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전남이 22.3%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제주(20.7%), 경남(17.9%), 강원(17.4%)이 뒤를 이었다. 제2의 도시 부산도 16.5% 감소하며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전체 대학생 235만4천명 가운데 수도권 재학생 비율은 올해 49.8%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수도권 대학 수는 116개교로 비수도권(216개교)의 절반 수준이지만, 학생 수는 대등한 셈이다.

2016년 수도권 대학생 비율은 45.9%였다. 수도권의 꾸준한 증가와 지방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머지않아 대학생 수에서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은 지방의 인재 부족, 지역경제 침체, 나아가 지역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취업과 정주가 늘면서 지역은 청년층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정과제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이러한 수도권 쏠림 현상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정책은 거점국립대의 교육·연구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유수 기업의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설치해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겠다는 취지다.

진선미 의원은 "지역 인재 유출은 단순한 진학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이 사라지는 국가적 위기의 전조"라며 "정부가 지방대 육성 방안을 발표한 만큼,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닌 우수 교원 확보와 기업 유치 등 실질적인 대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