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국힘 당사 압수수색…무자비한 특검 앞 무기력 野

입력 2025-08-13 17:13:32 수정 2025-08-13 21:44:52

통일교 교인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 등 수사 명분 내세워
전직 대통령 부부 첫 동반 구속에 '초유의' 야당 당사 수색까지
전당대회 치르다 허 찔린 국민의힘, 여론·민심 외엔 기댈 언덕도 없어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사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사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 팀이 13일 통일교 교인들의 무더기 국민의힘 당원 가입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초유의' 야당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보수 정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 부부가 헌정사에 유례없는 동반 구속 사태에 이어 잇따라 벌어진 상황 앞에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마저 탄핵 찬반, 전한길 사태로 분열·파행하는 등 대여 투쟁을 위한 단일 대오도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검의 칼날이 당의 핵심까지 찌르고 들어오자 내우외환(內憂外患)에 빠진 형국이다.

이날 오전 특검 팀은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당원 명부 등 필요한 자료를 임의로 제출받는 방식으로 수색에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을 긴급 소환하는 것은 물론 당직자들도 당사로 불러 저항하는 등 특검의 압수수색에 맞섰다.

송언석 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당의 심장이라 할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했다는 것은 유례가 없고 천인공노할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나경원 의원은 "500만 당원들의 개인정보, 당원 명부를 통째로 내놓으란다. 이는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헌적 만행"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전에서 당의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특검이 당사를 압수수색하자 크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송 위원장은 "야당 전당대회를 방해하는 일명 '용팔이 사건' 같은 깡패짓을 자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합동 연설에 나선 당권 주자들도 당사 압수수색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쏟아내며 대여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김문수 후보는 "전당대회에 폭탄을 던지는 테러 만행"이라며 "이재명 정권의 인권탄압을 반드시 뿌리 뽑겠다"고 외쳤다.

전날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영주영양봉화)이 채 상병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받는 등 3대 특검의 야당 압박 수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 등 다른 의원들의 소환 조사 역시 시간문제라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이처럼 야당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지고 있으나 소수 야당 신세에 지도부마저 공백 상태인 국민의힘으로선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여건이다.

보수 정가 관계자는 "전당대회마저 탄핵 찬반, 전한길 사태로 분열·파행하고 있어 당의 혁신과 쇄신은커녕 대여 투쟁을 위한 단일 대오도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검의 칼날 앞에 당의 무기력만 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