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운반선 7척 중 5척 중국이 낚아채…10월 K조선 처음 밀렸다

입력 2026-11-08 07: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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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슨리서치, 1~10월 누적 발주 76척 중 중국 32척·한국 44척…후둥중화·장난조선 집중 수주

LNG 운반선이 해상에서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LNG 운반선이 해상에서 운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전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7척 가운데 중국이 5척을 가져갔다. 한국 조선업계가 사실상 독점해 온 LNG 운반선 시장에서 중국이 월간 수주량으로 처음 한국을 추월한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 세계 대형 LNG 운반선 발주량은 76척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척의 4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 가운데 한국이 44척(57.9%), 중국이 32척(42.1%)을 수주했다. 중국의 지난해 연간 수주량은 3척에 불과했다. 올해 누적 수주량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치에서 1년 만에 점유율 42%대로 올라선 것이다.

중국의 LNG선 수주는 후둥중화조선과 장난조선에 집중되고 있다. 후둥중화조선은 10월 16일 말레이시아 해운사 MISC와 17만4000㎥급 LNG 운반선 5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과 2월에 이어 MISC로부터 확보한 대형 LNG선만 10척에 달한다. 이 선박들은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의 LNG 운송에 투입되며, MISC는 페트로나스와 20년 장기용선 계약을 맺었다. 신규 선박은 2030년부터 운항할 예정이다.

후둥중화조선은 지난해부터 LNG 운반선 전문 신규 조선소인 창싱다오 조선소를 가동했다. 약 180억 위안(약 3조8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건조 능력을 6척에서 10척으로 늘렸다. LNG선을 건조할 수 있는 중국 조선소도 1곳에서 5곳으로 확대됐다.

가격 경쟁력도 수주 확대의 배경이다. 중국 강남조선소는 LNG 운반선을 척당 2억2500만 달러(약 3027억원)에 수주하며 시장 기준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한국 조선 3사의 도크는 이미 수년치 일감으로 채워져 있어 신규 발주 선주가 인도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반면, 중국 조선소는 납기를 앞당기며 선주를 끌어들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후둥중화조선과 장난조선을 LNG 운반선 시장의 경쟁업체로 직접 언급했다. 낮은 가격과 중국 화주 관련 프로젝트가 이들 업체의 수주 확대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LNG 운반선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 상태에서 LNG를 운송하는 선박으로,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이 요구돼 한국이 오랫동안 경쟁 우위를 유지해 왔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한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자국 조선소에 물량을 집중하고, 일본 선사들과의 협력으로 기술력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LNG 운반선은 기술적 신뢰가 워낙 중요해 그렇게 쉽게 역전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중국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LNG 운반선에 집중된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구조를 다변화하고, 해외 조선소 활용과 미래 시장 준비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LNG 운반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한국은 기술 개발로 경쟁 우위를 최대한 오래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