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기다렸다"…삼성, 대구서 끝낼 마지막 기회 '원태인 출격'

입력 2026-11-07 20: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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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KS 4차전 10-5 대승으로 3승 1패…1패 뒤 3연승 팀 역대 우승 확률 100%
kt, 1승 3패 역전 사례는 2013년 삼성이 유일…이강철 "고영표·소형준 모두 대기" 총력전 예고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선발 투수로 출전한 삼성 후라도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원태인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선발 투수로 출전한 삼성 후라도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원태인과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겼다. 삼성은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t wiz를 10-5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들었다. 1차전을 내준 뒤 2·3·4차전을 내리 가져온 삼성은 2014년 이후 12년 만이자 구단 통산 9번째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 1회에 갈린 승부, 신인 장찬희 '깜짝 선발' 적중

출발은 kt가 좋았다. 1회초 1사 후 장진혁이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먼저 1점을 뽑았다. 그러나 공수가 바뀌자마자 경기가 뒤집혔다. 삼성은 1회말 타자 일순하며 6점을 쓸어 담았다. 2사 만루에서 류지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올린 데 이어, 김도환이 8구 승부 끝에 우익수 쪽으로 날린 타구를 kt 안현민이 잡아내지 못하면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는 싹쓸이 2루타가 됐다. 스코어는 단숨에 6-1이 됐다.

kt 선발 로건 앨런은 1이닝 동안 5안타와 사사구 4개를 내주며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정규시즌 1위 팀의 선발이 1회를 넘기지 못한 셈이다.

반면 삼성이 꺼낸 승부수는 들어맞았다. 박진만 감독이 4차전 선발로 내세운 19세 고졸 신인 장찬희는 4이닝 동안 63구를 던지며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전무한 신인을 우승 문턱의 중요한 경기에 올린 결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삼성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4이닝이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0:5로 승리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0:5로 승리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사구 19개 '역대 최다'…5회 위기 막은 이재희가 MVP

경기 중반 kt의 추격은 매서웠다. 5회초 삼성이 장찬희를 내리고 투입한 미야모리 사토시와 배찬승이 연달아 흔들리며 1안타와 볼넷 5개로 3점을 내줬다. 샘 힐리어드와 김현수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7-4까지 따라붙었고, kt는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삼성 불펜의 핵심 장면이 나왔다. 구원 등판한 이재희가 삼진과 내야 뜬공으로 급한 불을 껐다. 이재희는 2⅔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고 삼진 4개를 곁들인 무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중반 위기에서 이재희가 특히 잘 막았다.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는 이재희"라고 지목했다.

위기를 넘긴 삼성은 5회말 2사 1·2루에서 박승규가 좌측 펜스를 때리는 2타점 2루타로 9-4를 만들었고, 7회말에는 구자욱의 좌중간 2루타로 10점째를 올리며 승부를 갈랐다. 박승규는 이날 3안타 3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이번 시리즈 첫 선발 출전한 김도환은 1회 3타점 2루타를, 이재현은 안타 없이 볼넷 4개로 출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날 양 팀은 사사구를 합계 19개(kt 12·삼성 7)나 기록해 역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을 세웠다. kt로서는 마운드 자멸이 뼈아픈 경기였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0:5로 승리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이 10:5로 승리 후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1차전 패배 뒤 3연승, 역대 우승 확률 100%

이번 시리즈 흐름은 1차전 이후 완전히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kt는 1차전에서 대니엘의 6이닝 호투를 앞세워 8-7 진땀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2-3으로 졌고 3차전은 1-5로 무너졌다. 4차전까지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지고 2∼4차전을 모두 이긴 팀은 여섯 차례 있었는데, 예외 없이 모두 우승했다. 2승 1패로 앞선 팀이 4차전까지 잡은 경우로 범위를 넓혀도 17차례 가운데 16차례가 우승으로 이어져 확률은 94.1%다.

거꾸로 1승 3패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한 팀은 2013년 삼성이 유일하다. 확률로는 5.3%다. 공교롭게도 그 기적의 주인공이 지금 kt가 넘어야 할 상대다.

◆ 5차전 선발 매치업, 원태인 vs 대니엘

운명의 5차전은 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원태인을, kt는 데이비스 대니엘을 선발로 예고했다.

원태인은 포스트시즌 들어 익숙한 선발 자리를 떠나 불펜에서 던져 왔다. 마무리 김재윤이 부상으로 빠지자 박진만 감독이 원태인을 임시 마무리로 돌리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원태인은 KIA와의 플레이오프 2·3·5차전에 구원 등판해 3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연장 12회 혈투 속에 1⅔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나 1차전 선발 최원태가 2경기 연속 조기 강판되자 박 감독은 최원태를 선발진에서 빼고 원태인을 선발로 복귀시켰다. 원태인은 3차전부터 등판하지 않고 사흘을 쉬며 선발 복귀를 준비했다.

정규시즌 원태인의 kt 상대 성적은 5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25다. 승패는 밀렸지만 실점 억제력은 안정적이었다. 타자별로는 힐리어드에게 13타수 5안타(타율 0.385), 김상수에게 12타수 4안타(0.333)로 고전한 반면, 허경민(0.111)과 김민혁(0.091)은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원태인에게 이번 5차전은 2024년 KIA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놓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이기도 하다. 그는 "컨디션이 좋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한 타자씩 잘 잡아가겠다"며 시리즈가 6·7차전까지 이어지면 다시 불펜 대기도 하겠다고 밝혔다.

kt의 마지막 희망 대니엘은 1차전에서 6이닝 5피안타 7탈삼진 3실점으로 kt의 유일한 승리를 이끌었다. 6회까지 삼성 타선을 2안타로 묶었으나 7회 박승규에게 안타, 구자욱에게 2점 홈런, 디아즈에게 안타를 잇달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대니엘은 지난 7월 30일 맷 사우어를 대신해 영입된 kt의 시즌 중반 승부수였고, 한국시리즈를 앞둔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는 5이닝 노히트 10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장 돋보이는 투수로 떠올랐다. 1차전 이후 나흘을 쉬어 정상적인 등판 간격도 확보했다.

변수는 구장이다. 대니엘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처음 던진다. 그는 장타가 많이 나오는 구장 특성을 고려해 땅볼 유도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직구와 체인지업, 스위퍼가 주무기다. 대니엘은 4차전 패배 직후 "우리는 물러설 곳 없다"며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 관전 포인트 ① 선취점…삼성 타선 vs 대니엘의 재대결

1차전에서 삼성 타선은 6회까지 대니엘에게 완벽히 봉쇄당했다. 그러나 7회 구자욱의 홈런으로 공략 가능성을 확인했고, 2차전부터 4차전까지 3연승을 거두는 동안 타격감이 살아났다. 3차전 5-1 승리에 이어 4차전에서는 1회에만 6점을 뽑았다.

삼성으로서는 홈구장 장타 특성을 살려 대니엘을 초반부터 압박하는 것이 열쇠다. 4차전 3안타 3타점의 박승규, 구자욱, 디아즈,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대니엘을 상대로 선취점을 뽑아 원태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다면 경기 운영에 한층 여유가 생긴다.

◆ 관전 포인트 ② 원태인의 이닝과 삼성 불펜의 피로

원태인이 얼마나 긴 이닝을 책임지느냐가 5차전 최대 변수다. 삼성 불펜은 플레이오프부터 치열한 승부를 거치며 피로가 쌓인 상태다. 4차전에서도 선발 장찬희가 4이닝을 잘 막았지만 5회 구원진이 흔들리며 7-1이 7-4까지 좁혀졌고, 이재희가 1사 만루를 막아내며 간신히 흐름을 지켰다. 원태인이 초반부터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야 불펜 소모를 줄이고 우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관전 포인트 ③ kt의 '전원 투입' 총력전과 자신감 회복

kt는 5차전에 모든 것을 건다. 이강철 감독은 4차전 직후 "고영표와 소형준도 몸이 괜찮으면 다 대기시키겠다"고 밝혔다. 선발 대니엘이 초반에 흔들리면 곧바로 불펜 총력전으로 전환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마운드의 심리 상태다. 이 감독은 "시즌 때와 다르게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우리는 볼넷이 적은 팀인데 내 잘못"이라며 3연패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정규시즌 90승 5무 49패로 1위에 오른 kt는 선발과 마무리, 우완 불펜이 탄탄한 반면 믿을 만한 좌완 투수가 없다는 점이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 왔다. 이 약점이 삼성 좌타 화력 앞에서 그대로 노출된 것이 이번 시리즈의 큰 흐름이다. 4차전 사사구 12개가 보여주듯 제구와 자신감을 되찾지 못하면 대니엘의 호투도 빛을 잃을 수 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6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5회말 2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삼성 박승규가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홈에서 끝내느냐, 수원으로 끌고 가느냐

삼성 입장에서 5차전은 대구에서 우승을 확정할 마지막 기회다. 5차전에서 지면 6·7차전은 kt의 홈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치러야 한다. 박진만 감독은 "우승 9부 능선을 넘었다"며 "내일 홈에서 끝낸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kt는 2013년 삼성이 만든 5.3%의 기적을 재현해야 하는 처지다. 1승 3패를 뒤집은 유일한 팀을 상대로 그 기적에 도전하는 셈이다. 12년 만의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둔 삼성과 벼랑 끝에서 반격을 노리는 kt. 2026년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8일 오후 2시, 원태인과 대니엘의 손끝에서 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