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가 10대 시절 소속사 어도어와 체결한 전속계약에 연애 제한부터 성형수술 비용 상환, 계약 종료 후 초상·음성 사용에 관한 조항까지 포함되는 등 유례없이 제약적인 내용이 담겼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에 하이브와 어도어는 "뉴진스 전속계약서에는 기본적 인권 보호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 시각) 뉴진스 멤버들이 2022년 10대 연습생 시절 체결한 비공개 전속계약서와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당시 계약서에는 멤버들의 행동을 제한하는 조항이 다수 담겼다. 불성실한 태도와 자기관리 소홀, 부적절한 연애, 차별적 발언 등이 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용 시술에 관한 내용도 논란이 됐다. 계약서에는 연습생 기간 소속사가 성형수술이나 기타 미용 시술에 지출한 비용의 상당 부분을 멤버들이 상환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데뷔 전 멤버들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었고, 소속사 어도어 측이 멤버 가운데 몇 명을 상대로 미용 시술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 멤버 부모 중 한 명은 계약서 서명 전에 일부 조항 변경을 요청했지만, 어도어 부사장은 "초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계약 자체를 재검토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사실상 협의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미성년자 보호 조항이 빠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NYT는 한국 정부가 마련한 표준계약서와 달리 뉴진스의 전속계약서에는 청소년의 학습권과 수면권, 휴식권 등을 보장하거나 과도한 활동 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실제 뉴진스 멤버들이 연습생 시절 새벽 2시까지 연습하는 일이 적지 않았고, 연습 공간에는 영상 촬영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는 관계자 증언도 소개했다. 멤버 5명 가운데 4명은 학교를 자퇴했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소속사가 멤버들의 이름과 얼굴, 목소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문제로 지목됐다. NYT는 해당 계약서상 권리 범위가 광범위해 어도어가 계약 종료 후에도 멤버들의 초상과 음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목소리 복제본이나 챗봇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보도에 하이브와 어도어는 6일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이들은 "계약은 2022년 1월 7일에 계약서 초안이 공유된 이후 4월 들어 계약이 체결됐다"며 "석 달에 걸쳐 질의응답 세션, 이메일 소통, 아티스트 측 변호사 검토를 거친 수정 논의 등 긴 대화가 이뤄졌다. 당시 계약이 양측의 충분한 논의 끝에 체결됐다는 점은 법원 결정을 통해서도 인정됐다"고 했다.
또 "당사는 청소년 보호를 위한 별도 부속합의서와 인권 보호 조항을 통해 수면권·교육권·휴식권 등을 보장하고 있으며, 비용 분담과 위약벌 산정 방식도 아티스트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다"라며 "CCTV는 연습실 등 공용공간의 안전을 위한 목적으로만 설치했고, AI 콘텐츠에 목소리와 얼굴을 활용할 경우 아티스트의 개별 동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약 체결 과정에서 당시 어도어 대표이사였던 민희진과 민희진이 임명한 부대표, 멤버 및 부모, 일부 멤버의 법률대리인이 계약 문구를 조율하고 최종 서명했다"며 "당사는 NYT에 이 같은 사실을 설명하고 기사에 민희진이 계약 주체였다는 점을 명시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민 전 대표 측은 이런 하이브와 어도어 입장에 반박했다.
민 전 대표 측은 같은 날 입장을 내고 "뉴진스 전속계약서의 초안은 하이브 법무팀에서 작성했다. 계약서의 수정 작업 역시 하이브 법무팀을 통해 진행됐다"며 "어도어는 하이브가 작성한 계약서를 바탕으로 아티스트 측과 소통하고, 부모들의 질문과 수정 요청을 하이브 법무팀에 전달하며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고 했다. 아울러 "하이브 대표이사가 승인하지 않으면 자회사 대표이사가 승인할 수 없는 구조를 설계한 뒤,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만들어 입장문을 배포한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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