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도'파민 '청도', 이번엔 코드로 터졌다… 한국MS 수석개발자도 찾은 군 단위 해커톤

입력 2026-11-06 15:15:59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인구 4만 청도군이 한국MS와 손잡고 '바이브코딩 해커톤' 개최… MS 유저스틴 "에이전트·MCP·배포까지, 진짜 서비스 만드는 대회"
박권현 군수 "매년 개최하겠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지원"

지난 5일 경북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에서 열린
지난 5일 경북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에서 열린 '2026 청도 바이브코딩 해커톤'에서 박권현 청도군수가 전국에서 모인 청년 개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행사장 오른쪽 벽면에 '감 좋은 개발자들, 청도로 집합!'이라는 대회 슬로건이 걸려 있다. 박효상 기자

경북 청도군이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지방 모델을 보여줬다.

지난 5일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에서 열린 '2026 청도 바이브코딩 해커톤 with 해커그라운드'가 전국에서 모인 청년 개발자들의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인구 4만 명 남짓한 군 단위 지자체가 글로벌 IT 기업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최신 AI 에이전트 기술을 겨루는 대회를 치러낸 것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개발자 생태계에 던지는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는 해커그라운드가 주최하고 대구한의대학교가 주관했으며 청도군과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후원했다.

참가 자격을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IT 개발에 관심 있는 청년 전체로 열어둔 덕에 전국 각지의 개발자들이 동대구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청도로 모여들었다. 참가자들은 깃허브 코파일럿 등 AI 에이전트에 자연어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AI가 작성한 코드를 검토·수정해 실제 작동하는 서비스를 만든 뒤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Azure)에 배포하는 전 과정을 하루 만에 소화했다. 총상금은 500만 원이다.

유저스틴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디벨로퍼 애드보킷이 지난 5일 경북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에서 열린
'2026 청도 바이브코딩 해커톤' 실시간 전광판에 '청도 농가 AI 사무장', '토마토 농가', '청도 돌봄 도우미', '감스닥(GAMSDAQ)' 등 팀별 출품작과 심사 점수가 표시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서비스를 개발해 애저 클라우드에 배포한 뒤 평가를 받았다. 박효상 기자

◆ MS 수석 개발자 "내 컴퓨터에서만 도는 앱은 앱이 아니다"

대회의 기술적 수준을 끌어올린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디벨로퍼 애드보킷 유저스틴(Justin Yoo)의 현장 강연이었다. 그는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현실을 날카롭게 짚으며 참가자들의 눈높이를 '진짜 서비스'로 끌어올렸다.

유저스틴은 "SNS에 보면 '내가 멋진 앱을 개발했습니다, 구경하러 오세요, 주소는 로컬호스트 3000입니다' 하는 분들이 많다"며 "그건 내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것이다. 앱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내 컴퓨터를 줄 수는 없지 않나. 어딘가에 배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 흔히 '나만 쓸 수 있는 앱'을 꼬집는 이 비유에 현장에서는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이어졌다.

박권현 청도군수.
유저스틴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디벨로퍼 애드보킷이 지난 5일 경북 청도 신화랑풍류마을에서 열린 '2026 청도 바이브코딩 해커톤'에서 AI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 개발 방법을 강연하고 있다. 그는 "내 컴퓨터에서만 돌아가는 앱이 아니라 클라우드에 배포된 진짜 서비스를 만들라"고 참가자들에게 주문했다. 박효상 기자

그는 AI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을 구성하는 요소를 AI 계층, 도구 계층, 인프라 계층으로 나눠 설명했다.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급식 정보처럼 데이터를 조회해 주는 MCP(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서버, AI 모델을 공급하는 파운드리 등 여러 서비스가 얽히는 구조를 두고 "이걸 제대로 돌아가게 확인하는 전문가들이 따로 있고, 그분들은 연봉을 억대 이상 받는다. 그만큼 러닝커브가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이전트 프레임워크로 AI 계층을 추상화하고, MCP 서버로 도구를 추가하고, 아스파이어(Aspire)로 리소스를 오케스트레이션하면 배포는 명령어 한 줄로 끝난다"고 소개했다.

AI 시대 개발자의 자세도 강조했다. 유저스틴은 "코딩 에이전트가 만든 결과물은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며 "다른 모델로 한 번 더 검증하면 세컨드 오피니언을 받을 수 있다. 오늘 꼭 연습해 보시라"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이 만든 서비스는 애저 클라우드에 실제 배포돼야 심사 대상이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이디어 단계가 아니라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회의 지향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2026 청도 바이브코딩 해커톤' 참가자들이 노트북 화면에 '청도 사회문제 브리핑' 자료를 띄워놓고 과제를 분석하고 있다. 청도군이 제시한 지역 현안을 AI 에이전트로 풀어내는 것이 이번 대회의 과제였다. 박효상 기자

◆ 청도가 낸 문제, 청년이 푼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회 주제어다. 유저스틴은 강연에서 "청도군이 제시하는 여러 주제 제시어들이 있으니 참고하라"고 안내했다. 지자체가 안고 있는 지역 현안을 과제로 내놓고 전국의 청년 개발자들이 AI로 해법을 찾는 구조다. 지방소멸 대응이나 농특산물 유통, 관광, 생활 행정 같은 군 단위의 고민이 최신 AI 기술과 만나는 접점을 청도군이 직접 설계한 셈이다.

현장에는 청도신도새마을발상지정보화마을이 참여해 참가자들에게 지역 특산물 감말랭이 시식회를 열었고, 둘째 날인 6일에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운문사와 상상마루, 와인터널 등을 둘러보는 문화탐방이 이어졌다. 코딩 대회를 지역을 알리는 체류형 행사로 확장한 기획이다. 밤샘 개발 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집중해 결과물을 내도록 한 운영 방식도 참가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 "매년 열겠다"… 박권현 군수의 젊은감각 리더십이 만든 변화

군 단위 지자체가 글로벌 빅테크의 최신 개발 도구를 주제로 전국 단위 대회를 유치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청도군의 젊은 리더십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권현 청도군수는 취임 이후 청년과 기술을 지역 발전의 축으로 삼는 정책을 꾸준히 펴 왔고, 이번 해커톤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박권현 청도군수.

박 군수는 이번 대회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매년 청도에서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해커톤을 청도의 연례 브랜드 행사로 키워 전국의 청년 개발자들이 해마다 청도를 찾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군수는 "이번 대회가 참가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청도군은 청년과 지역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서울이 아니어도 이런 대회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신호"라는 반응이 나온다. AI가 코드를 쓰는 시대에 개발의 문턱은 낮아지고,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풀 것인가'가 됐다. 매년 청도가 내는 문제를 전국의 청년들이 푸는 그림이 현실이 된다면, 청도는 지방 소도시가 AI 시대를 여는 방식을 가장 먼저 보여준 곳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