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머독아동연구소, 10개 병원 778명 대상 경구유발시험 결과 발표
땅콩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아기 3명 중 1명 이상은 실제로 땅콩을 먹어도 아무 반응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머독아동연구소(MCRI)와 국립알레르기우수센터(NACE)가 전국 10개 소아 공공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최근 땅콩에 반응을 보이고 알레르기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온 영아 가운데 35%가 경구유발시험에서 아무런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진은 2024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10개 병원의 ADAPT 프로그램 기록을 검토했다. 등록 대상은 생후 12개월 미만으로, 최근 12개월 안에 땅콩에 경증 또는 중등도 반응을 보이고 피부단자시험이나 알레르기 항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영아였다. 시험 대상 778명 가운데 271명(35%)이 경구유발시험에서 반응을 보이지 않아 알레르기 진단이 해제됐고, 507명은 반응이 나타나 면역치료 대상이 됐다.
알레르기 진단이 해제된 아기들은 땅콩버터처럼 연령에 맞는 형태로 땅콩을 정기적으로 먹을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는 땅콩 알레르기 면역치료를 시작하기 전 경구유발시험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설계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n Practice에 게재됐다.
2024년에 시작된 ADAPT 프로그램은 호주 5개 주 10개 소아 공공병원이 참여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 표준화 영아 땅콩 경구면역치료 프로그램이다. ADAPT는 '알레르기 발달에서 내성 가속 경로로(Allergy Development to an Accelerated Path to Tolerance)'의 약자다.
경구유발시험에서 반응을 보인 아기 가운데 12%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켜 현장 의료진의 처치를 받아야 했다. 이는 경구유발시험이 의료진 감독 아래 병원에서만 시행돼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ADAPT 프로그램 의학책임자인 팀 한 박사는 아이들을 장기 치료에 묶어 두기 전에 땅콩 알레르기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 병력과 알레르기 검사만으로는 많은 경우 땅콩 알레르기를 정확하게 진단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피부단자시험이나 면역글로불린E(IgE)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고 과거 땅콩 반응 이력이 있음에도 경구유발시험에서 음성이 나온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기존 검사만으로 알레르기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연구로 재확인된 셈이다.
호주는 세계에서 소아 식품 알레르기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땅콩 알레르기는 어린이 약 30명 중 1명에게 나타난다.
MCRI 집단알레르기연구그룹 책임자이자 NACE 원장, ADAPT 프로그램 책임자인 커스틴 한 교수는 이번 결과가 호주의 땅콩 알레르기 관리 방식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밝혔다. "아기에게 처음 땅콩 알레르기 가능성이 나타날 때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ADAPT 프로그램이 아이와 가족의 식품 알레르기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땅콩 알레르기와 발생률이 거의 비슷한 캐슈넛 알레르기로 ADAPT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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