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울루대·오울루대학병원 연구진, 건강한 성인 29명 대상 임상시험…Nature Communications 게재
수면 중에만 활발하다고 알려진 뇌의 노폐물 청소 기능을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오울루대학교와 오울루대학병원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자원자 29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3일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이 시험한 방법은 '혈관역학적(vasomechanical) 치료'로, 혈압 강하제와 Piezo1 이온 채널을 표적으로 하는 전신 진동 자극을 함께 적용하는 방식이다.
수면에 들어서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 안의 느린 혈관운동·호흡 박동이 강해지면서 뇌척수액 흐름이 늘어나 노폐물이 제거된다. 연구진은 이 수면 중 생리 변화를 각성 상태에서 인위적으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임상시험 결과, 혈압 강하제를 투여하자 수면 때와 유사한 혈류역학적 변화가 각성 상태에서도 나타났다. 이 약물이 산화질소 매개 혈관 확장을 일시적으로 유도해 뇌 안의 느린 박동을 강화하고 뇌척수액 순환을 촉진한 것이다.
연구진은 베타아밀로이드 40·42와 신경교섬유산성단백질(GFAP)을 포함한 여러 뇌 유래 단백질의 혈중 농도를 측정했으며, 치료 후 이들 수치가 모두 상승했다. 치매와 연관된 유해 단백질, 특히 베타아밀로이드의 혈중 농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혈중 농도 상승은 뇌 안에 쌓인 단백질이 혈류로 빠져나갔음을 뜻한다.
혈압 강하제와 전신 진동을 병행한 복합 개입은 뇌 체액 수송을 상승 효과 방식으로 강화하고, 베타아밀로이드 40·42와 GFAP의 혈중 유출을 뚜렷하게 늘렸다. 이 효과는 나이가 많을수록, 혈압 강하 폭이 클수록 더 컸다.
복합 개입은 심각한 생리적 부작용 없이 잘 견뎌졌다. 다만 이 결과가 뇌에서 혈액으로의 용질 이동 증가를 시사하지만, 현재로서는 용질 청소 경로에 대한 기계론적 이해가 제한적이어서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앞서 쥐 실험에서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낮추면 뇌척수액 및 그 안에 포함된 큰 분자들의 청소가 촉진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연구는 그 동물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뇌의 청소 메커니즘을 활용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조기 진단·예방·치료 연구에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점차 효율이 떨어지는 뇌 자체의 청소 시스템을 아직 건강한 시기에 안전하게 강화할 수 있다면, 앞으로 이런 질환을 예방하거나 적어도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오울루대 기능적 신경영상 연구그룹을 한 교수는 말했다.
연구팀은 이 혈관역학적 치료법이 초기 기억 장애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후속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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