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잔에 '횡령' 고소당한 알바생…1년 시달린 끝에 결국

입력 2026-11-05 11:58:00 수정 2026-11-05 12:06:33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알바생 아버지가 전한 소식

빽다방 이미지. 연합뉴스
빽다방 이미지. 연합뉴스

충북 청주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남은 음료 3잔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한 20대 아르바이트생이 재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바이트생 A씨의 아버지는 지난 2일 '청주 카페 음료 3잔 업무상횡령 고소 사건, 재수사 끝에 최종 불송치 결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딸아이의 일로 진행 상황을 알려드렸는데, 드디어 최종 수사 결과가 나왔다"며 "지난달 25일부로 최종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작년 10월 청주의 한 빽다방 가맹점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아메리카노 등 1만2800원 상당의 음료 3잔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점주 B씨에게 업무상횡령 혐의로 고소당했다.

당시 A씨는 폐기할 음료를 챙겼다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점주 측은 엄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당초 경미범죄심사위원회 회부를 검토했지만, 사건은 결국 검찰로 송치됐다.

이후 논란이 확산하자 점주 측은 지난 4월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업무상횡령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는 계속됐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다시 사건을 살핀 경찰은 A씨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씨가 폐기 목적으로 음료를 가져갔다는 진술을 거짓으로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아버지는 "검찰의 보완수사 지휘까지 거쳐 다시 조사를 받아야 했던 딸아이에게 이번 결과는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며 "그동안 짊어졌던 부담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편 논란이 불거진 가맹점은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도 적발됐다. 노동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점주는 카페와 디저트 매장을 별도 사업장처럼 나눠 운영하는 이른바 '사업장 쪼개기' 방식으로 일부 근로기준법 적용을 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아르바이트생 49명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 약 300만원이 적발됐다.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거나 3개월 이전에 퇴사하면 급여의 90%만 지급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역시 지급받지 못했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돌려받았다고 한다.

A씨의 아버지는 딸이 제기한 직장 내 괴롭힘 진정에서도 근로기준법 위반이 인정돼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 청년의 문제 제기가 49명의 체불임금 시정과 노동부 기획감독,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행정처분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뜻깊은 과정이었다"며 "이제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이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사실을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모든 법적 분쟁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A씨 측이 제기한 공갈·강요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별도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아버지는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함께 분노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격려와 조언을 보내주셨던 한 분 한 분의 관심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