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기변동으로 사업 구조 다변화 과정서 신산업 발굴
70년간 쌓아온 제조 기술력·부품 조달망으로 '아이디어' → '실제품' 제작
새로운 고객사 확보 위한 접점도 넓혀…서울 성수동 '성수랩' 통해 스타트업들과 교류
섬유기계에서 선박 엔진부품으로 성장한 대구 '금용기계'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제조 파트너'로 변신하고 있다. 수십 년간 축적한 제조 기술력으로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금용기계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하드웨어 솔루션' 사업이다. 스타트업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이를 실물로 구현해주는 것으로, 부품 조달부터 시제품 제작, 양산, 사후관리까지 맡는다.
대구 북구 3공단에 위치한 금용기계는 1956년 니트와 메리야스 원단을 짜는 환편기 제조업체로 출발했다. 조선업 성장세가 가팔랐던 1980년대에는 현대와 거래를 시작하면서 선박 엔진부품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당시 다른 기업들과 달리 대형 가공 설비를 갖추고 있었던 점이 큰 경쟁력이 됐다.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은 선박 부품 매출은 전체의 90%에 달했으나, 조선업 특유의 경기 변동은 골칫거리였다.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 부품 수요도 급감하는 구조여서 조선업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새로운 사업의 물꼬를 튼 것은 선박 부품과는 전혀 다른 '페트병 무인회수기'였다. 2018년 국내 한 자원순환 기업은 이용자가 페트병을 투입하면 적립금을 지급하는 기계를 구상했다. 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제조업체를 찾던 중 새로운 먹거리를 모색하던 금용기계와 협업이 시작됐다.
금용기계가 생소한 무인회수기를 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70년간 쌓아온 제조 기술력과 부품 조달망이 있었다. 김일환 금용기계 전무는 "금용기계는 외형 제작부터 부품 조달까지 협력체계가 오랜 시간 구축된 기업"이라며 "필요한 기술의 부품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몇 번의 미팅으로 실물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성과가 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제작 의뢰도 이어졌다. 제주의 한 테마파크에 중력을 이용해 달리는 카트 140여대를 공급하면서 20억여원의 실적을 냈다.
이외에도 의류 수거기와 튀김 조리로봇 등 여러 시제품을 제작했다. 특정 산업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사의 요구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금용기계의 경쟁력인 셈이다.
금용기계는 이 같은 신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생산 기반도 새롭게 구축했다. 지난 9월 전담 조직인 '미래사업부'를 북구 3공단에서 경북 칠곡 왜관 공장으로 이전했다. 현재 5개의 공장 가운데 1개 공장은 미래사업부 전용 공간이다. 시제품 제작을 넘어 대량 생산까지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이다.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한 접점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성수랩'이 대표적이다. 대학 기술지주회사와 스타트업 등을 연결하는 교류 거점으로, 제품 제작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연세대·한양대 등과 협력하며 스타트업의 초기 제품 개발에 필요한 제작·부품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김 전무는 "금용기계는 단발성 시제품 제작을 넘어 지속적인 생산 수요를 높이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내년에는 신사업 부문에서 매출 100억원 목표를 세웠고, 더 나아가기 위해 고객사들과의 접점을 넓혀 '하드웨어 솔루션'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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