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전화 받고 로봇이 서빙하는데…손님들 "답답해"

입력 2026-11-04 16: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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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로봇 경험 80% 넘지만 만족도 절반 수준
AI 예약전화도 복잡한 문의 대응엔 한계 "답답"
자영업자 부담 덜지만…돌발 상황 대응엔 한계

최근 외식업계에서 서빙로봇 등 자동화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손님이 직접 음식을 내려야 하는 불편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부족 등이 개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제공.
최근 외식업계에서 서빙로봇 등 자동화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지만, 손님이 직접 음식을 내려야 하는 불편과 돌발 상황에 대한 대응 부족 등이 개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제공.

"네, 아니오로만 대답해 주세요."

최근 한 뷔페 음식점에 예약 전화를 건 김신호(49) 씨는 인공지능(AI) 상담사의 안내에 답답함을 느꼈다. 예약 날짜와 인원, 희망 시간을 전달하는 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이 어렵다는 안내를 받은 뒤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다른 시간대로 우선 예약한 뒤 원하는 시간에 자리가 나면 변경할 수 있는지, 예약 취소는 가능한지 물으려 했지만 AI 상담사는 정해진 방식의 답변만 요구했다. 상담 도중 직원과 직접 통화할 수도 없었다.

김 씨는 "정해진 질문에는 답할 수 있었지만 추가로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기 어려웠다"며 "결국 사람이 직접 응대해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 자동화 서비스가 활용되면서 소비자 편의성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업주들은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소비자들은 정해진 절차를 벗어나는 상황에서 불편을 겪기도 한다.

서빙로봇 이용객 사이에서도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59세 남녀 1천명을 조사한 결과, 외식 매장에서 로봇을 이용한 경험은 80.4%에 달했지만 서비스 만족도는 50.6%에 그쳤다. 주요 불편 사항으로는 '음식을 직접 내리거나 옮겨야 한다'(39.2%)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문제 발생 시 대처가 어렵다'(28.6%), '로봇과 충돌하거나 음식을 쏟을까 불안하다'(27.7%)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음식점 운영 현장에서도 서빙로봇의 장점과 한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대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서빙로봇 도입으로 직원들의 업무 부담은 줄었지만, 무거운 뚝배기나 뜨거운 음식을 옮길 때는 여전히 직원을 찾는 손님이 많다"며 "음식을 옮기다 그릇이 깨지거나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식업계의 자동화가 주문부터 서빙, 전화응대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보완은 과제로 남아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서도 키오스크 이용자 500명 중 88.2%가 기기 이용을 도울 직원 배치나 호출벨 설치 등 편의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키오스크는 이미 상당 부분 보편화돼 소비자들도 이용 방식에 익숙해졌지만, 서빙로봇이나 AI 전화응대는 아직 적응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업주 입장에서는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직원의 보조나 예외 상황에 대한 대응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