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은행·증권사에 과징금 3천700억

입력 2026-11-04 16: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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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은행에 과징금 3천619억6천만원·과태료 17억7천800만원
6개 증권사에 과징금 92억8천200만원·과태료 16억1천200만원
수익률 백테스트 누락·분석 기간 10년 임의 변경 등 설명의무 및 적합성 원칙 위반 확인
2027년 1분기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 시행...'소비자 최선의 이익' 금소법 개정 추진

지난 2024년 5월 홍콩ELS사태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피해를 야기한 금융기관과 임원, 전 금융위원장 등 180인 고발 및 전액배상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4년 5월 홍콩ELS사태피해자모임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피해를 야기한 금융기관과 임원, 전 금융위원장 등 180인 고발 및 전액배상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시중은행과 증권사에 약 3천70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을 위반한 7개 은행과 6개 증권사에 대한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고 밝혔다.

업권별 합산 부과 규모는 7개 은행이 과징금 3천619억6천만원과 과태료 17억7천800만원이며, 6개 증권사가 과징금 92억8천200만원과 과태료 16억1천200만원이다.

각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과징금 1천723억3천400만원과 과태료 13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처분을 받았다.

이어 하나은행이 과징금 924억7천500만원, 농협은행이 과징금 401억7천500만원과 과태료 4억2천만원, 신한은행이 과징금 387억4천500만원을 각각 부과받았다. SC은행은 과징금 179억원과 과태료 1천600만원, 우리은행은 과징금 3억3천100만원, 수협은행은 과태료 4천200만원의 제재 조치가 확정됐다.

금융당국 검사 결과, 7개 은행은 지수를 포함한 ELS가 편입된 주가연계신탁(H지수 ELT)을 판매하면서 핵심 정보를 누락하거나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투자 위험을 설명하는 수익률 모의실험(백테스트) 결과를 아예 누락하거나, 모의실험 분석 대상 기간을 10년 등으로 변경한 운용자산설명서를 사용해 중요 사항을 누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부 은행은 H지수 ELT 설명서에 "기초자산의 변동에 의해 손익구조가 결정된다"는 수준으로 손익구조를 단순화해 기재하는 데 그치며, 기초자산 가격변동성 위험 설명을 누락하기도 했다.

또한, 일반금융소비자의 재산상황 정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투자자성향 평가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지수 관련 상품 투자 적합성 여부를 판단해 상품을 권유·판매함으로써 금소법상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을 동시에 위반했다.

함께 제재 대상에 오른 6개 증권사 역시 위험등급 유의사항 누락에 따른 설명의무 위반, 적합성 원칙 위반, 부당권유금지 위반 등이 적발됐다.

기관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과징금 92억4천500만원과 과태료 1천200만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을 받았다.

삼성증권은 과태료 10억원, 미래에셋증권은 과징금 400만원과 과태료 3억원, KB증권은 과태료 3억원을 각각 부과받았으며,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에는 각각 과징금 2천300만원과 1천만원이 결정됐다.

금융위는 이번 제재안이 다수의 금융소비자와 직결되고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첫 금소법 위반 사례인 만큼, 법리 검토와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번 결정으로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향후에도 불완전판매 등 금소법 위반에 대해서 금소법령에 따라 신속·엄정하게 제재하고 과징금 부과를 통한 부당이득의 환수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알렸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제재와 함께 일선 판매 현장의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우선 투자성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성 상품 설명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오는 2027년 1분기에 시행할 계획이다.

금융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금융상품판매업을 영위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을 도입한다.

내부통제기준 반영, 원칙 준수 시 제재 감경 근거 마련 등을 골자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금소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 법안심사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