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군 포로 2명, 韓 보내" 전격 공개…우리 정부도 사실상 확인

입력 2026-09-24 11: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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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연설 도중 밝혀…"김정은, 그들 화폐처럼 이용"
외교부 "당사자 자유의사 존중, 일관된 입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자세한 설명은 꺼리면서도 이들의 한국행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사실상 북한군 포로들이 이미 국내에 입국해 관계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 도중 "최근 북한군 전쟁 포로 2명을 대한민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생포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중 한 명은 포로로 잡힐 것을 알아차렸을 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고, 운명이 자신을 죽게 놔두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것이 북한에서 사람들을 키워내는 방식"이라며 "그들의 자유와 선택할 권리를 빼앗는다"고 지적했다.

또 "왜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목숨을 바쳐야 하나, 그런 세력에게 전쟁하는 법을 배울 시간을 더 줘야 하나"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김정은은 그들을 마치 화폐처럼 이용하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얻고 있다"며 "아시아 전역의 국가들은 이미 북한의 향상된 탄도미사일과 크게 발전한 드론 역량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평양에서 전사자들을 기리는 장면이 방송되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이 역시 미친 짓"이라고 직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는 러시아군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자신의 병력을 러시아에 보냈고 북한군 역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제때 막지 못했고 제때 중단시키지 못했다. 러시아가 제때 처벌받지 않은 전쟁이 계속 확산하면서 악도 함께 퍼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외교부는 "개별 신병 처리 여부나 시기·경로, 양국 간 구체적인 협의 내용 등에 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당사자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고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입장에 따라 그간 우크라이나 측을 비롯한 관련국·기관과 필요한 소통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부연했다.

외교부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하지 않고, 원론적인 답변을 낸 점을 고려할 때, 이들 포로는 이미 국내에서 관계기관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군 포로 2명은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 탈북민 단체에 전달한 친필 편지 등을 통해 한국으로 귀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정부도 헌법상 한국 국민인 북한군 포로들이 귀순 의사를 밝힌 만큼, 이들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군 포로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양 정상은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면서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