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사우디 수출 급감…유럽 재고 5년 최저
세계 디젤(경유) 가격이 이란·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자료에 따르면 9월 21일 미국 전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6.510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전 5.45달러에서 약 95센트, 일주일 전 5.98달러에서 약 42센트 오른 수치다.
로이터는 21일(현지시각)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생산국의 수출을 급격히 줄이면서 유럽과 미국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유럽 디젤 선물은 지난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6년 초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유럽연합(EU) 가중평균 디젤 가격은 9월 17일 기준 리터당 2.26유로로, 2월 27일 이후 38% 상승해 4월 8일 세운 직전 최고 기록(34% 상승)을 넘어섰다. 중동과 러시아의 8월 디젤 합산 수출량은 전쟁 전인 2월보다 하루 160만 배럴 줄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북서유럽의 디젤 정제 마진은 9월 초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고, 미국 디젤은 배럴당 2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며 전쟁 전 대비 94%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상승률은 45%에 그쳐 원유와 디젤 가격 간 괴리가 두드러졌다.
미국에서는 8월 말 정유소 가동률이 8년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고 IEA가 밝혔다. IEA는 "세계 많은 정유소가 이미 최대 가동 한계에 도달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미국 디젤 재고는 지난주 약 60만 배럴 늘어난 9697만 배럴에 머물러, 9월 둘째 주 기준 최근 5년 평균보다 약 15% 낮은 수준이다.
유럽 최대 정유·저장 거점인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ARA) 허브의 디젤 재고는 9월 10일 기준 해당 시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고 부족으로 유럽은 올겨울 한파 시 추가 가격 급등에 취약한 상황이며, 산업 생산과 도로 화물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시아 디젤 가격은 3월 배럴당 200달러를 넘는 사상 최고치에서 다소 내려와 9월 18일 기준 배럴당 약 1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수준도 전쟁 전 가격의 두 배에 달한다.
삭소뱅크 원자재 전략 수석 올레 한센은 "디젤 가격 급등의 경제적 파장은 에너지 시장을 훨씬 넘어선다"며 운송비와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학자 스티브 핸케는 이번 가격 급등이 농업·물류 부문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농작물 연료비가 옥수수는 에이커당 11달러, 대두는 에이커당 7달러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한 원자재 전략가는 공급 차질이 "어떤 합의로도 해결할 수 없는" 수준으로 디젤 시장에까지 확산됐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달 2027년 소매 디젤 가격 전망치를 8.2% 올려 갤런당 4.40달러로 제시했으며, 이는 기존 전망보다 33센트 높은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