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노골화…보호무역·방위비 인상 압박↑
경제·안보 전례 없는 도전 직면…여야·여여 갈등 '구한말' 연상
"소통·단합 통해 협상력 높여야"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아 미국 우선주의가 더욱 거세지면서 우리나라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2기의 보호무역 강화는 우리 경제에도 큰 부담을 준다. 미국·중국 간 관세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의 대미국 및 대중국 중간재 수출은 줄 수밖에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안보 지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위비 분담금 9배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여차하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까지 꺼낼 기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는 위험한 밀당을 하는 과정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도 있어 우리 안보는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 정치권은 진영 싸움에 몰두한 채 위기를 외면하고 있다. 야당은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노골화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탈출이라는 정치적 욕심 채우기에 대통령 탄핵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특히 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및 위증교사 사건을 기소한 검찰에 대해서도 탄핵을 추진하며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민주당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방산 사업까지 발목 잡고 있다. 방산 수출 시 국회 동의를 의무화하는 법을 당론으로 추진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방산 기술진이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경쟁력을 후퇴시키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는 성토가 나오기도 한다. 어렵게 쌓아 올린 원전 경쟁력을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뜨린 전례를 반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여당 내부 분열도 우려를 낳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일련의 갈등은 집권당의 힘을 약화시키며 대통령 지지율에 치명타를 안겼다. 소수 여당이 다수 야당의 힘에 휘둘리는 국면에서 여권의 분열은 보수층 전체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외부의 위기가 몰려오는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국내 상황이 조선 말의 혼란상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정수 대구대 교수(군사학과)는 "우리만의 협상 카드를 잘 마련해야 한다. 여야 간 감정적 갈등을 벗어나서 소통을 통해 역할 분담을 해서 대미 협상력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는 "정치권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다. 여야가 갈등을 지양하고 단합된 자세를 보이고 대통령이 혜안을 가지고 대처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고 강조했다.
안호영 전 주미대사는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 촉진이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 등에서 트럼프 2기와 한국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한국은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제조업 측면에서 검증된 능력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제공할 것이 많다"며 "한국이 국내적으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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