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투자 기업 496곳…TK는 31곳뿐

입력 2024-04-30 15:50:46 수정 2024-04-30 20:56:41

수도권 신고액 22% 늘어나…비수도권은 22% 되레 줄어
경제자유구역 취업자 규모 인천 65% TK는 3.9% 그쳐
매출도 69%·1.9% 큰 차이

경산지식산업지구 전경.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제공
경산지식산업지구 전경.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수도권의 경제력 집중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는 이른바 수도권 일극(一極) 체제로 지역 경제가 고사 위기를 맞은 가운데 외국인직접투자(FDI) 분야는 수도권 편중을 넘어 '서울 쏠림'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FDI 신고액은 2022년보다 7.5% 증가한 327억2천만달러로 집계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집계된 자료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FDI는 전년 신고액(163억3천900만달러)에서 199억5천600만달러로 22.14%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울(147억6천900만달러)은 전년 대비 37.45%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비수도권은 전년 약 104억5천900만달러에서 81억9천800만달러로 21.62% 감소했다.

◆FDI, 61년간 서울 비중 40.4%

FDI 서울 독식 현상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2년부터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산업부가 올해 1월 발표한 '2023년 외국인직접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집계된 FDI 누적 신고액은 4천659억1천6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수도권 비중은 약 59.9%(2천792억8천500만달러), 서울 비중은 40.4%(1천882억6천만달러)였다.

국가균형발전을 5대 핵심 국정과제로 천명한 문재인정부에서도 상황은 달라진 게 없었다. 2020년 서울 FDI 신고액은 104억2천200만달러로 전체 신고액의 50.2%를 차지했다. 수도권 신고액 비중이 65.9%(136억8천100만달러)였지만 이 가운데 서울 비중이 압도적이다. 이듬해인 2021년 서울 FDI 신고액은 179억6천100만달러로 무려 60.9%를 차지했다. 당시 수도권 신고액(222억2천100만달러) 비중은 75.3%였다.

정권교체기였던 2022년 들어서는 서울의 신고액이 107억4천500만달러로 전제의 35.3%를 차지하며 비중이 다소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147억6천900만달러로 그 비중이 45.1%로 다시 늘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 본사로 투자금이 들어오는데 법인 소재지가 서울이 많다. 인수합병(M&A)형 투자도 PF 법인이 서울에 설립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외국 기업이 소재, 부품, 장비 분야가 대부분인데 반도체 등 수요기업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서울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TK 올 1분기 0.9%·2.9% 부끄러운 수준

대구경북(TK)의 FDI 비중은 서울은 물론 비수도권 타지역과 비교해도 미진하다. 대구보다 FDI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경북도 지난해(15억5천200만달러) 신고액이 2022년(3억1천600만달러)과 비교해 391.14% 증가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2차전지,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관심이 쏠린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외국인 기업의 신규 투자가 급격히 늘었다기보다 기존 투자에서 일부 증액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에도 비수도권 FDI 신고 금액은 대구경북 모두 증가세를 보였으나 전국적으로 보면 각각 0.9%, 2.9%에 그쳤다.

같은 기간 대전(전국 총 신고액 대비 7%·4억9천500만달러), 전북(6.2%·4억3천900만달러), 충북(4.5%·3억1천500만달러), 제주(3.4%·2억4천300만달러) 등 비수도권 다른 광역시·도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국내 외국인 투자 유치 정책의 핵심인 경제자유구역에서도 명암은 엇갈린다.

산업부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경제자유구역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2년 기준 국내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투자 기업은 총 496곳이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은 6.25%(31곳)에 불과하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기업 취업자 수는 3.9%(2천127명), 매출액도 1.89%(1조566억원)에 그쳤다.

반면 수도권인 인천에서는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인 투자 사업제 수가 224곳으로 절반에 가까운 45.16%다. 고용 인원도 3만5천150명으로 전체(5만4천432명) 64.57%로 과반이다. 심지어 매출은 38조6천837억원으로 전체(55조7천162억원)의 69.42%에 달한다.

여기에 실질적인 FDI 실적으로 볼 수 있는 '도착액'도 저조하다. 지난해 대구의 도착액은 6천900만달러로 신고액(1억3천100만달러)의 52.6%에 그쳤다. 경북은 3억6천400만달러로 신고액(15억5천200만달러)의 23.5%에 불과했다.

대구 경제계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IMC엔드밀이 대구시와 반도체 소재 제조 시설 신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한 것처럼 대구로 이뤄지는 FDI는 기존에 지역에서 사업을 진행하던 외국 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산업부는 FDI 서울 쏠림이 심각한데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내로 외국 자본을 유치하는데만 신경 쓰고, 수도권 규제완화만 관심 둘게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정책 확대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2월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버핏이 소유한 IMC그룹과 반도체 소재 제조시설 신설을 위한 1천3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IMC그룹의 대구 누적 투자액은 2천97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매일신문 DB
대구시는 올해 2월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버핏이 소유한 IMC그룹과 반도체 소재 제조시설 신설을 위한 1천300억원 규모 투자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IMC그룹의 대구 누적 투자액은 2천975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매일신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