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별세…재계 6위 신화

입력 2023-08-26 09:38:18 수정 2023-08-26 11:08:32

중공업·건설·자동차 등 인수하며 쌍용그룹 성장시켜
대구 출신으로 달성군 국회의원 지내

26일 별세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연합뉴스
26일 별세한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지난 1995년 4월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쌍용회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연합뉴스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지난 1995년 4월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쌍용회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히는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연합뉴스

쌍용그룹을 한때 재계 6위 규모로 키운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78세.

성곡언론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날 "김석원 전 회장이 오늘 새벽 3시께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고인은 서울고 졸업 후 미국 브랜다이스대 경제학과에서 유학했으며, 유학 중 부친인 성곡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별세로 1975년 쌍용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소규모 비누공장을 모태로 출발해 레미콘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던 쌍용그룹은 김 전 회장의 취임 이후 중화학, 금융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그룹을 재계 6위까지 성장했다.

쌍용중공업, 쌍용종합건설을 세우고 효성증권을 인수했고, 1986년 동아자동차를 인수하며 자동차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대구 달성군에서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진출했으나 무리한 자동차 사업 확대 등으로 그룹이 경영 위기에 빠지자 1998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경영에 복귀했다. 이후 달성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도 했다.

경영 복귀 후 쌍용차 매각 등을 타진했으나 외환위기 등으로 인수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해체됐다.

김 전 회장은 1997년 말 외환위기를 전후해 분식회계로 수십억원의 회사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2005년 구속기소되기도 했다.

1974년 용평 스키장을 만들어 리조트로 개발, 동계스포츠와 레저산업 발전의 초석을 마련했으며 1982년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로 선출돼 스카우트 운동에 헌신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직후 개최된 세계청소년캠프 본부장을 맡아 청소년 국제교류에 기여하고, 2000년부터 2년간 세계스카우트지원재단 의장직을 맡아 한국스카우트의 위상을 높였다.

유가족에는 부인 박문순씨, 아들 김지용(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김지명(JJ푸드 시스템 대표)·김지태(태아산업㈜ 부사장)씨가 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특1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7시 20분. 장지는 강원도 용평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