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태풍 카눈의 '종잡을 수 없던' 예상경로가 한반도에 거의 다 와서야 굳어진 모습이다.
▶오늘(9일) 일본 큐슈 서쪽 해상을 지난 후 10일 오전 제주도 동쪽 해상을 거쳐, 10일 오전 9시쯤 경남 통영 서쪽 해상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전 태풍들과 비교해 긴 시간 육지에 체류하며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9시에 통영을 통해 상륙한 태풍은 6시간 뒤인 오후 3시쯤 충북 청주에 다다르고, 이어 다시 6시간 뒤인 오후 9시에는 서울 남동쪽에 바짝 붙는다.
즉, 반나절(12시간) 동안 남한 지역을 관통하는 것.
바다의 수증기가 연료이기에 수증기가 급격히 감소하는 육상에서 위력이 급격히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태풍은, 강도가 통영쯤에서는 '강'이지만 청주쯤에서는 '중'으로 한단계 하락한다.
남부지방에서 중부지방(청주)쯤까지 올라가서도 만만찮은 위력을 유지하는 셈이다. 이어 서울쯤 올라가서는 강도가 좀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강도를 '초강력, 매우강, 강, 중'으로 분류한다.
![[그래픽] 태풍의 강도 분류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이날 오후 1시 제주 서귀포 남동쪽 300㎞ 해상을 시속 16㎞로 통과했다. 카눈 중심과 서귀포까지 거리는 290㎞, 통영까지는 390㎞, 부산까지는 420㎞ 정도다.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35㎧로 강도 등급 \](https://www.imaeil.com/photos/2023/08/09/2023080918414210972_l.jpg)
▶이같은 대략적인 전망은 굳어졌는데, 각국 기상당국 간 이견이 보인다.
바로 태풍이 서울 동쪽을 지날 지, 서쪽을 지날 지 여부다.
우리 기상청은 9일 오후 4시 예보 기준으로 태풍 카눈이 10일 오후 9시 서울 동남쪽 40km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일본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예보 기준으로 태풍 카눈이 수도권 지역 서해안을 스칠 것으로 본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강화도 등을 관통하는 맥락이다.
같은 시각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Joint Typhoon Warning Center)도 태풍이 수도권 서쪽 바다를 가리키는 경기만을 지날 것으로 본다. 즉, 태풍이 호남과 충청 지역을 관통한 후 다시 서해로 빠져나갔다가, 황해도로 재차 상륙한다는 전망이다.
▶우리 기상청과 일본기상청·JTWC 예보의 차이점은 서울이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원에 드는지 들지 않는지다.
태풍은 반시계방향으로 부는데, 태풍 오른쪽의 경우 이 바람과 편서풍이 합쳐져 바람이 더욱 강해지고, 왼쪽 가항반원에 비해 더 큰 피해를 내는 경향이 있다.
우리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서울 동쪽을 지나는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는 비교적 인구가 적은 경기 동부 및 강원 일부 산간 등 지역이 든다.
하지만 일본기상청·JTWC 예보에 따르면 태풍의 오른쪽 위험 반원에 서울과 인천을 비롯해 경기 지역의 주요 대도시들이 모두 포함,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예상할 수 있는 맥락이다.
태풍 카눈이 호남과 충청 내륙을 지나지만 이후 경로가 서해로 기울어지고, 이에 서울 등 수도권이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원에 든다는 예상은 현재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모델 및 미국기상청(GFS) 모델의 Ensemble(앙상블) 모델들도 내놓고 있다.


▶물론 이같은 차이는 태풍 카눈의 강풍 반경이 남한 지역을 지나는 9~10일 300~350km정도로 워낙 커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실제 태풍 북상 땐 각국 기상당국 예상이 뒤섞일 수도 있다. 실은 서울 왼쪽과 오른쪽 둘 다 태풍이 지날 수 있는 예상 반경이다.
그러나 대응을 맡은 지자체를 비롯한 우리 국민들로선 일본기상청·JTWC 예보보다는 우리기상청 예보에 따라 인구 밀집 지역이 최대한 태풍 오른쪽 위험 반원에서 벗어나는 게 조금이라도 예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시나리오인 상황이다.
또한 태풍이 계속 내륙을 지난다는 우리 기상청 예보를 따르면 태풍이 남부지역을 거쳐 중부지역으로 왔을 땐 힘이 꽤 소진됐을 가능성(기상청 예보상 강도 '강'으로 상륙하지만 충청 지역에서 '중'으로 한단계 하락하고, 서울쯤 왔을땐 또 한단계 하락)을 기대할 수 있지만, 태풍이 호남·충청 내륙만 거쳐 다시 바다(서해 경기만)로 가 서울 등 수도권을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원에 둔 시점에선 잠시지만 바다에서 좀 더 힘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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