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8선' 洪 "더 이상 정치 안 한다"
19·20 대선 출마했으나 민심, 당심에 밀려 낙선해
당분간 서울 모처서 대선 관망할 듯
보수정당에서 세 번이나 대권에 도전한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전 대구시장)가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했다. 홍 전 대구시장은 29일 열린 당 2차 경선에서 김문수·한동훈 후보에 밀려 탈락했다.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등 선출직 8선 정치인이 은퇴를 시사하면서 향후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홍 전 시장은 이날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를 마친 뒤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서울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라며 "더 이상 정치 안 하겠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당을 떠나고자 한다.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 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라며 탈당도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근무하던 1993년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해 '6공의 황태자'로 불린 박철언 씨 등 권력 실세를 구속기소하며 '스타검사'로 떠올랐다. 그를 모델로 한 SBS 드라마 '모래시계'가 큰 인기를 얻으며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15대 총선(서울 송파구갑)에 당선돼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 이후 5선을 지냈다. 경남도지사도 2차례 역임했고, 2022년부터 약 3년간은 대구시장직을 지냈다.
홍 전 시장은 19대 대선 때 처음 대권에 도전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그는 24.03%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이후 20대 대선 때는 당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민심에 앞섰으나 당심에 패해 6.35%p(포인트) 차이로 떨어졌다. 이번 경선에서 그는 대구시장직을 사퇴하는 배수의 진을 쳤음에도 당심과 민심에 밀려 최종 후보 2인에 들지 못했다.
그는 경선 과정에서 이번 대권 출마가 마지막 도전이라는 이야기를 거듭해왔다. 홍 전 시장은 이날 2차 경선 투표 결과 발표에 앞서 후보별 소회를 밝히는 시간에서도 "이번이 대선 후보 경선 세 번째"라며 "한 번은 민심에서 졌고, 한 번은 당심에서 졌다. 이번이 마지막 아닌가, 이제 삼세판이니까 더할 여력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당분간 서울 모처에서 거주하며 대선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탈당을 선언한 만큼 그가 대선 국면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란 게 정치권의 평가다.
다만 차기 정부 국정 흐름에 따라 홍 전 시장은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전 시장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구을 지역구에서 낙선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그 해 12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생명이 끝난 줄 알았던 김문수 후보가 이번 경선에서 선전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단언할 수 있는 건 없는 데다 홍 전 시장은 젊은 층에 뚜렷한 소구력을 갖고 있는 인물"이라면서도 "그동안 이번 대선 출마가 마지막 도전이란 것을 수차례 시사한 만큼 당분간은 운신의 폭이 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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