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뒷담] 어린이날 연휴 3년 연속 집중호우 '설마'

입력 2025-05-01 21:41:32 수정 2025-05-01 22:21:59

폭우에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며 길을 걷고 있는 한 시민. 자료사진. 연합뉴스
폭우에 우산을 쓰고 비를 피하며 길을 걷고 있는 한 시민. 자료사진. 연합뉴스

나들이가 집중되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히 5월 3·4일 주말~5일 어린이날·부처님오신날~6일 대체휴일로 이어지는 나흘 연휴를 앞두고 날씨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 가운데 폭우의 악몽이 3년 연속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눈길도 있다.

2023년 어린이날 연휴에 이어 지난해(2024년) 어린이날 연휴에도 집중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3년 연속으로 하필 연휴에 많은 비가 내릴지 우려하는 '미신도 좀 섞인' 관심이다. 하필 오늘(5월 1일)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린 것도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사실 이런 미신보다 더 짙게 드러난 과학적 분석이 있다. 2023년과 2024년 둘 다 이맘때쯤 동쪽에는 고기압, 서쪽에는 저기압이 위치, 그 사이에서 고온다습한 남풍(남에서 북으로 부는 바람)이 많은 양의 수증기를 공급해 비구름을 강하게 발달시켰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연휴가 시작되는 5월 3일(토) 오전에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오후에는 중부지역부터 개기 시작한다. 5월 4일(일)은 전국이 종일 맑음. 5월 5일(월)은 중부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이 흐려진다. 그리고 5월 6일(화)에는 오전 남부지역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 오후에는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즉, 비 소식이 5월 3일 및 6일에 있다.

2022년 8월 8일 폭우가 쏟아진 서울 강남 일대 모습. 연합뉴스
2022년 8월 8일 폭우가 쏟아진 서울 강남 일대 모습. 연합뉴스

▶폭우를 예보하기란 참 힘들다.

지난해 5월 5일의 경우 제주 산간에 9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발생했고, 전남 광양시에 257mm, 경남 남해군에 242.1mm의 비가 내렸다.

이에 대한 예보를 담은 전날(5월 4일) 저녁 연합뉴스 '[날씨] 어린이날 전국 흐리고 비…일부선 천둥번개도' 기사에서는 4~6일 사흘 동안 제주도 산지에 300mm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고, 남해군과 바로 서쪽에 붙은 (전남)광양시를 함께 포함시킬 수 있는 경남 서부 남해안에 대해서는 150mm 이상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걸로 봤다.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게 사실이고, 그래서 '이상'이라는 표현에는 부합했으나 '넘사벽' 수준 규모의 비가 내린 셈이었다. 단, 돌풍, 천둥, 번개가 동반된다는 표현이 있을 경우, 그만큼 강한 비구름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을 가미하는 게 비와 관련한 기상 예보를 대할 때 쓸 수 있는 팁이다.

5월 4일 아침에 나온 연합뉴스 '[내일날씨] 어린이날인데…전국 대체로 흐리고 비' 기사에서는 돌풍, 천둥, 번개 등의 키워드가 보이지 않는데, 이에 따라 시간이 변화하며(아침→저녁) 기상 예보에서도 좀 더 강한 비를 전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5월 5일 당일 아침 연합뉴스 '어린이날 제주 강풍 동반 많은 비…산지 최대 300㎜ 이상' 기사에서는 제주도 대부분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황도 알렸다.

2022년 8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침수됐던 차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2022년 8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전날부터 내린 폭우로 침수됐던 차들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날씨 기사는 그 변화 양상을 지속해 살펴봐야 한다.

기사를 읽다보면 '저기압의 위치와 이동 속도에 따라 강수 지역과 시점이 바뀔 가능성이 있으므로 향후 발표되는 예보를 참고해달라고 기상청은 당부했다'는 식의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변동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로 참고할만 하다.

이제 5월부터는 한동안 비 소식에, 특히나 기후변화로 인해 도깨비처럼 발생하는 집중호우 소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 때문에 최근 대형 산불이 이어졌는데, 극단적으로 역시 기후변화 때문에 폭우와 수해에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최근 5년만 살펴봐도 2021년을 제외하고 매년 폭우 사태가 발생했다. 2020, 2022년의 경우 6월부터 시작된 것과 비교, 2023, 2024년은 5월 어린이날 연휴가 시발점이었던 게 눈길을 끈다.

이에 더해 가을까지는 태풍의 한반도 북상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