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공공기관 통·폐합 대상에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을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대구시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과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DGDP)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로 통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구시가 당초 통·폐합 방안에서 DIP를 제외키로 한 데에는 DIP 소관 중앙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적극적인 DIP 육성 의지가 작용했다. 과기부가 지난주 대구를 디지털혁신거점도시로 육성하는 계획을 밝히면서 권역 거점기관인 DIP가 통·폐합될 경우 이런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대구시가 당초 통·폐합안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 부처와 협의를 통해 통·폐합안을 조정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사실 각 공공기관의 역할과 전문성을 세세하게 알지 못하는 입장에서는 '통·폐합'이라고 하면 비용을 절감한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간단하지 않다. DIP가 다른 기관들과 통·폐합되었다면 앞으로 남고 뒤로 손해를 보는 장사가 될 수 있었다. 운영비는 아끼겠지만 그보다 훨씬 큰 규모의 국비 지원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 IT·CT 기업 지원이 소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디지털혁신거점도시 추진 동력도 떨어질 것은 자명했다.
이번 DIP 통·폐합 번복은 충분한 소통 없이 '구조개혁'을 추진한 데서 비롯됐다. 과기부의 DIP에 대한 지원은 해당 분야 전문가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었다. 전문가들과 소통만 했더라면 처음부터 통·폐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공공기관 통·폐합 역시 해당 분야 전문가들 의견을 편견 없이 들어볼 필요가 있다. 기능과 역할이 중복되고 능률이 떨어지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통·폐합 등 과감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다만 당위성에만 주목해 전문가들과 소통을 소홀히 한다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혹여나 통·폐합 우려 목소리를 '기득권 지키기'로만 여기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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