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구리 소년 사건’ 인터넷 게시글, 경찰 수사로 검증해야

입력 2022-06-06 05:00:00

미제 사건으로 남은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해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도구, 범인 등을 추정한 글이 인터넷에 게재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개구리 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대구시 달서구에 살던 초등학생 5명이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실종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전국 신문과 방송에서 여러 차례 특집으로 조명됐고,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러나 범인을 밝히기는커녕 사망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채 2006년 3월 25일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2002년 유골이 발견됐을 때 경찰은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감식을 맡았던 경북대 법의학팀은 두개골 손상 흔적 등을 근거로 아이들이 타살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개구리 소년 사건'과 관련해서는 헛소문이 많았다. 이번에 인터넷에 올라온 '나는 개구리 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는 글 역시 엉뚱한 상상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과 콕 찍은 범행 도구, 형들의 범행을 바라보고 있는 고교 1학년의 심정, 사건 당일이 아니라 다음 날 만나서 '죽을 때까지 발설하지 말자' 약속하는 상황 등은 매우 사실적이다.

'개구리 소년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은 '철저히, 충분히 수사'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사망 원인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무엇보다 사건 발생 후 경찰과 군인 등 연인원 35만 명이 와룡산에 투입돼 일대를 수색하고도 시신을 찾지 못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당시 35만 명을 투입하고도 시신을 찾지 못하자 '아이들은 살아 있다' 또는 '시신은 거기에 없다'는 가설이 성립됐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개구리 소년 찾기 캠페인'이 벌어졌다. 시신은 와룡산에 있는데, 엉뚱한 캠페인이 벌어진 것은 '35만 명이 철저히 수색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작 시신을 발견한 사람은 도토리를 줍던 민간인이었다. 경찰은 새롭게 제시된 '가설'을 철저히 검증해 주기 바란다. 어린 소년들의 납득할 수 없는 죽음과 자식 잃은 부모의 비통함을 위로하고, 국민들의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