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인생 키워드 '똑소리 나는 말'
#1. 최근 대기업에 입사한 P씨는 영업직에 배치받았다. 대구에서 대학교까지 나온 김 씨에게 가장 먼저 닥친 숙제는 '사투리 교정'. 경상도 남자가 경상도 억양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숙제다.
#2. 날카로운 외모의 소유자 A씨. 친절교육 강사라는 직업상 부드럽고 친절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외모 자체는 바꿀 수 없는 일. 고민 끝에 남 씨는 목소리로 이미지를 부드럽게 바꿔보기로 했다.
최근 목소리와 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메르비안에 따르면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인 중 목소리는 무려 38%를 차지한다.
목소리의 중요성이 이처럼 높다 보니 최근 목소리와 억양을 '성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보이스 트레이닝 열풍
목소리에는 출신 지역, 학력 수준 등의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몇 마디 나눠보면 대충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이유다.
목소리에 따라 사람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는데, 여성의 경우 목소리가 높을 경우 성격이 억세고 강하게 느껴진다. 반면 여성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저음일 때 여성스럽지 못하고 둔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준다.
남자 목소리가 저음일 때 분위기가 있고 무게감이 있어 보이는 반면 지나치게 목소리 톤이 높을 때는 가벼워 보이고 진중하지 못한 이미지를 전달하곤 한다.
공태영 마스터스피치 대표는 "자신의 고유한 이미지에 맞춰 목소리를 바꾸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알고 싶으면, 말하는 목소리를 녹음해서 음절마다 분절해서 들어보는 것이 좋다. 자신의 목소리를 이처럼 객관적으로 듣다 보면 목소리와 억양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가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뒤 녹음한 내용을 들어보니, 평소 느끼지 못했던 점들이 발견됐다. 받침이 연속해서 있는 낱말을 읽을 때는 발음이 부정확했고, 억양은 문장 마지막쯤 되면 흐려졌다.
목소리를 바꾸기 위해선 우선 호흡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말이다.
김규보 마스터스피치 실장은 "말할 때 목이 아닌 명치 쪽이 울릴 때 가장 듣기 좋은 중저음이 난다"고 말했다.
◆사투리 교정
목소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억양'. 경상도 사투리는 유난히 억양이 거세, 교정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경상도 사투리는 앞 음절에 악센트가 강해, 마치 화가 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최근 40, 50대 중년들이 사투리 교정을 위해 스피치학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후반의 김명희 씨는 최근 스피치학원을 찾았다. 지역에서 20년 이상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임의 회장을 맡게 됐다. 김 씨는 "평생 식당일만 하다 보니 남 앞에서 얘기하는 것이 어색해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어릴 때부터 발표력과 자신감을 길러 주려는 부모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심현정 씨는 9세 딸 소윤이를 두 달간 스피치학원에 보내고 있다. "아이들 발표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학원에 보내고 있어요. 그리고 앞뒤 명확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것도 가르치고 싶고요."
연극인이기도 한 김규보 마스터스피치 실장은 "경상도 억양은 호흡이 짧고 급한 것이 특징이어서 유난히 말의 첫 음절에 힘이 들어가고 끝으로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흐려진다. 호흡의 중심을 배 쪽으로 낮추고, 끝 부분에 힘을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송석화 스피치온 대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말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의미 단위로 끊어 말하기 훈련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핵심 내용이 잘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류철호 씨는 5주간 방송스피치를 배운 후 교단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 "발성법을 바꾸어 목소리가 커지고 발음이 또렷해,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도 좋은 것 같아요. 이젠 제가 아이들에게 말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기도 하죠."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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