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당 지도부 등 주류 의원들 자기 이해만 앞세워
경선 참여했던 주자들도 각자도생 행보 앞으로
'이재명 대법원 파기환송' 호재에도, 제대로 대응도 못해
보수 진영 "국힘, 손 쉬운 야당의 길 가려 작정했다" 비판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사분오열하며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다.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는 서로 자신의 이해를 우선시하며 단일화 국면 주도권을 두고 반목 중이다.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11일)까지 단일화를 이룰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주자들도 국가와 보수, 당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는 데 급급하다.
6일 보수 진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해 '반(反)이재명 연대'가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보수 지지층 다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혼자서가 아니라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예비후보 등과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인 국민의힘은 이러한 염원을 담기 버거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거쳐 선출된 김문수 후보는 '당무 우선권'을 앞세워 단일화 국면에서 자신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당 지도부와 주류 의원들은 조기에 단일화를 마무리한 뒤 후보 등록 마감일을 지켜야 한다는 판단으로 속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일화 안 하겠다는 게 아닌데, 경선 승리 후보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김문수 캠프 측과 '조기 단일화를 약속하고 당선된 게 아니냐'는 당의 입장이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단일화 파열음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의 제각각 행보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당 선거대책위 합류 요청에 '생각해 보겠다'며 답을 유보한 채 잠행 중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 및 탈당을 선언하더니 미국 출국 계획을 밝히며 대선 국면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선대위에 합류한 안철수 의원은 김문수 후보를 향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당 내부를 향해 화살을 쏘고 있다.
단일화가 지리멸렬하고 당내 주요 인사들조차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는 사이 대선 본선에서 상대해야 할 민주당을 향한 대응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만큼 공세의 최대 호기를 맞았으나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차기 당권 등 기득권 싸움에 골몰한 채 대선 승리를 향한 진정 어린 고민과 희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은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로 여긴 채 차기 당권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대선 승리보다 손쉬운 야당의 길로 가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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