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은 벌써 대형 트리·포토존 경쟁
사진관·카페 일찌감치 연말 특수 준비
케이크 사전예약에 어드벤트 캘린더까지
하루 기념일서 한 달 넘는 소비 시즌으로
크리스마스가 빨라졌다. 백화점에는 벌써 대형 트리가 들어섰고, 사진관에는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촬영 문의가 쏟아진다. 케이크 사전예약은 10월부터 시작됐고, 성탄절까지 매일 선물을 열어보는 달력도 인기다. 하루의 기념일이었던 크리스마스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소비 시즌으로 확장되면서 유통업계의 연말 특수 경쟁도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 "미리 크리스마스" 백화점들 집객 경쟁
대구 지역 백화점들은 11월 초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조성하며 연말 고객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단순한 장식을 넘어 사진 촬영과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방문객의 발길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일부터 1층 중앙광장에 높이 15m, 무게 1.5t에 달하는 대형 황금빛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설치한 트리로, 약 300개의 황금빛 장식과 별 모양 조명 등을 활용해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다. 1층부터 5층까지 다양한 높이에서 트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더현대 대구도 지난 6일부터 1980~199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크리스마스 인 뉴욕시티' 테마를 선보이고 있다. 1층에는 대형 고양이 캐릭터 '헤이헤이'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공간을 조성하고, 6층에는 뉴욕 맨해튼 광장을 재현한 크리스마스 마켓을 마련했다. 지하 2층에는 높이 4.5m의 대형 트리를 설치하는 등 백화점 전 층에 걸쳐 연말 분위기를 연출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과 상인점도 일찌감치 크리스마스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이달 초부터 '드림 라이트 가든'을 주제로 크리스마스 포토존을 선보이고 있다. 대구점은 5층에 대형 트리와 조명 소품을 배치해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다.
백화점들이 해마다 새로운 콘셉트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이면서 쇼핑보다 연말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도 있다. 백화점별 크리스마스 연출을 비교하며 여러 곳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일 남편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대구의 한 백화점을 찾은 정수영(39) 씨는 "해마다 백화점들이 어떤 크리스마스 장식을 선보일지 기대된다"며 "특별히 살 물건이 없어도 트리를 구경하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주말에는 사진을 찍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일부러 평일에 왔고, 다른 백화점들도 둘러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돈 된다
크리스마스 특수를 잡기 위한 경쟁은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치열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자체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경쟁력이 되면서 사진관과 카페 등도 일찌감치 연말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사진관 '커브'를 운영하는 이유주(37) 대표는 올해 크리스마스 촬영을 위해 지난 9월부터 콘셉트를 구상하고 소품을 주문했다. 날씨가 추워지기도 전부터 올해 크리스마스 촬영 콘셉트를 묻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예전처럼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만 놓는 것이 아니라 매년 새로운 콘셉트를 보여주려고 한다"며 "다른 사진관들도 SNS에 저마다 준비한 크리스마스 촬영 콘셉트를 공개하고 있어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촬영 수요가 일찌감치 나타나면서 사진관들의 준비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일부 사진관에서는 촬영 한 달 전 예약을 시작해도 빠르게 마감될 만큼 연말 촬영 수요가 집중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관뿐 아니라 카페들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객 유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매장에 트리와 조명, 포토존을 설치해 사진 촬영을 즐기려는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일부 카페에서는 크리스마스 리스와 캔들 등을 직접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실제 크리스마스 장식이 방문객 증가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달성군의 한 카페는 매년 크리스마스 장식과 포토존을 선보이고 있는데, 카페 관계자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 방문객이 평소보다 2배가량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 크리스마스 기다림도 상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 백화점과 카페를 찾는 데서 나아가, 기념일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까지 새로운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케이크 사전예약이 10월부터 시작되는가 하면, 하루에 하나씩 선물을 열어보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어드벤트 캘린더'도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산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판매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파스쿠찌는 지난달 말부터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전예약을 시작하고 예약 시기에 따라 최대 40%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도 루돌프와 산타 등을 활용한 시즌 케이크와 디저트를 10월부터 선보였다. 대구 지역 베이커리들도 크리스마스 케이크 예약 시점을 점차 앞당기는 추세다. 크리스마스 케이크 수요가 꾸준한 데다 당일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전후 각종 모임에서도 관련 케이크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베이커리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예약을 받는 시점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크리스마스 당일뿐 아니라 전후로 열리는 가족·지인 모임에서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과정 자체를 상품으로 만든 어드벤트 캘린더도 눈길을 끈다. 어드벤트 캘린더는 일반적으로 12월 1일부터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날짜가 적힌 작은 문이나 상자를 하루에 하나씩 열어보는 달력이다. 각 칸에는 초콜릿이나 장난감, 메시지 등이 담겨 있어 매일 새로운 선물을 꺼내는 재미를 제공한다.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초콜릿이나 사탕 등 간식류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장난감과 캐릭터 상품으로 영역이 넓어졌다. 레고는 지난 9월부터 작은 블록이나 피규어를 매일 하나씩 꺼내 조립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 5종을 선보였다.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티니핑, 타요 등 캐릭터 장난감을 활용한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선물을 골라 달력의 칸을 채우는 DIY(직접 만들기) 상품도 등장했다. 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위해 DIY 어드벤트 캘린더를 주문한 이경희(31) 씨는 "가족끼리 영화 보기, 먹고 싶은 음식 배달시켜 주기, 캠핑 가기 같은 활동을 적어 넣고 중간중간 작은 선물도 준비했다"며 "아이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운 추억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크리스마스 소비가 당일에 집중되는 대신 사전예약과 연말 모임, 기다림을 즐기는 상품 등으로 확대되면서 유통업계의 연말 특수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지역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크리스마스 소비가 당일 선물 구매에 그치지 않고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업체들도 사전예약과 시즌 한정 상품을 통해 소비자와 만나는 시점을 앞당기고, 연말 수요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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