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못 치는데도 마스크 쓰는 이유…삼성 벤치의 계산

입력 2026-11-06 1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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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구리 부상에 레그킥도 포기한 채 타석에 서는 강민호, 박진만 감독이 고수하는 이유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강민호가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강민호가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옆구리 부상으로 풀스윙조차 못 하는 포수가 한국시리즈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는 심각한 옆구리 부상으로 인해 병원 검진 결과마저 좋지 않았고, 정상적인 풀스윙을 돌릴 수 없는 상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타석에서 레그킥을 자제한 채 배트 중심에 공을 툭툭 맞히는 타격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몸통을 충분히 회전시키며 힘을 전달하기가 쉽지 않아 상체와 팔의 힘에 의존하는 타격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이미 이 약점을 간파한 상대 마운드는 몸쪽 공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헛스윙과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고 있다.

구자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마음껏 달리지 못하고, 강민호는 옆구리 통증으로 정상적인 타격이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 타선이 안고 있는 핸디캡이 둘이다. 구자욱의 약점은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부처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2루 주자로 나선 구자욱이 3루에 멈춰서며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에서 완쾌하지 못해 전력질주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구자욱은 수비와 주루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지명타자로만 활용이 가능하다. 주장이자 팀 중심타자가 반쪽짜리 역할에 묶인 상황에서 강민호마저 타격 생산성이 떨어지니 삼성 벤치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박진만 감독이 강민호 카드를 고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이 모두 1점 차 박빙 승부로 펼쳐진 단기전에서, 강민호가 마운드 위 투수들에게 주는 신뢰와 경기 조율 능력은 백업 포수와 비교가 어렵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강민호의 경험에서 나온 영리한 플레이가 승부를 갈랐다. 3회 말, KT 김민혁의 번트 타구가 뜨자 강민호는 고의 낙구 후 2루에서 최원준을 잡아내며 상황을 정리했다. 경험이 적은 젊은 포수가 순발력 있게 판단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박 감독은 강민호의 타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포수로서의 경험과 안정감을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발 출전은 유지하되 결정적인 공격 기회에서는 대타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백업 포수들이 타격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강민호 기용을 뒷받침한다. 백업 포수 김도환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아직 안타 신고가 없다. 하위 타선에서 어차피 아웃 확률이 높다면, 마운드 지배력과 수비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강민호를 쓰는 쪽이 낫다는 계산이다.

강민호 본인의 의지도 결정적이었다. 박진만 감독이 벤치 대기와 휴식을 권유했지만, 강민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강민호는 "감독님이 자꾸 빠지라고 하셨지만, 내 몸보다 지금 경기가 더 중요하다. 경기장에서 옆구리가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마스크를 쓰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프로 통산 23년 차, 수많은 타이틀과 영광을 누린 베테랑이지만 강민호에게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는 여전히 풀지 못한 마지막 숙제다. 삼성은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선수들이 충분한 회복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일정 속에서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KT의 한국시리즈 3차전은 오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