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이탈리아전 페널티킥 실축 뒤 골든골로 8강 이끌어
디아즈, 4안타·2타점에 뼈아픈 수비 실책…결승 득점으로 만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극적인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이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맹타와 치명적인 실책, 그리고 결승 득점까지 한 경기에서 모두 경험했다. 경기 후에는 박진만 감독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삼성은 지난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T 위즈를 연장 12회 접전 끝에 3대2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적시타 치고도 실책으로 동점 빌미…디아즈의 천당과 지옥
이날 디아즈는 6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삼성 공격을 이끌었다. 2회초 선제 적시 3루타를 터뜨렸고, 1대1로 맞선 연장 10회초에는 2사 1·2루에서 적시타를 때려 2대1 리드를 안겼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10회말 수비에서 문제가 생겼다. 디아즈가 1루수 앞 땅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포구 실책을 범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것. 이후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KT가 동점을 만들면서 디아즈의 적시타도 빛이 바래는듯 했다.
경기의 중심에 섰던 디아즈가 순식간에 승리를 놓칠 뻔한 책임까지 떠안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연장 12회초 디아즈는 1루에 출루한 뒤 이재현의 내야 땅볼 때 나온 KT의 송구 실책을 틈타 2루에서 홈까지 파고들었다. 삼성의 3대2 승리를 결정한 결승 득점이었다.
◆2002년 안정환의 실축과 골든골…실수한 영웅의 반전
이러한 디아즈의 모습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안정환이 보여준 극적인 반전을 연상시킨다.
당시 안정환은 전반 4분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지만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에 막혀 실축했다. 한국은 이후 선제골까지 허용해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후반 막판 설기현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그리고 연장 후반 12분,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안정환이 헤딩 골든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대1 승리와 월드컵 8강 진출을 완성했다.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선수가 끝내 승리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디아즈의 한국시리즈 2차전과 닮았다.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박진만 감독에게 90도 인사
디아즈의 하루는 경기 종료 순간까지 극적이었다.
연장 12회말 마지막 수비에서도 디아즈가 아웃카운트를 완성하는 장면에 관여하며 길었던 승부가 막을 내렸다. 특히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는 모습은 이날 실책을 마음에 담아뒀던 디아즈의 심정을 짐작하게 했다.
디아즈는 경기 후 "모든 게 완벽했는데 실책을 해서 아쉬웠다"는 취지로 말하며 수비 실수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타석에서는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승리를 놓칠 뻔했던 순간을 쉽게 잊지 못한 모습이었다.
2002년 안정환이 그랬듯 2026년 디아즈도 실수까지 포함해 오래 기억될 만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한 경기 안에서 환호와 좌절, 그리고 극적인 만회를 모두 경험했다는 점이 닮았고, 이게 자양분이 돼 다음 3차전부터 새로운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2002년 한국은 16강을 넘어 더 나아갔다. 2026년 삼성 라이온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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