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3연속 삼진 결정구 모두 슬라이더…이강철 감독 "지켜줘서 고맙다"
8-0이 8-7이 됐다. 그래도 kt 위즈는 이겼다.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kt가 삼성 라이온즈를 8-7로 꺾었다. 8회 1사 만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박영현이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위기를 틀어막으며 5아웃 세이브를 완성했다.
kt는 6회까지 완벽했다. 5회 한승택의 솔로 홈런에 이어 6회 김현수의 투런 홈런이 터지면서 8-0으로 달아났다.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충분히 쉰 불펜이 대기하고 있었다. 승리를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7회부터 kt 불펜이 무너졌다. 나오는 투수마다 줄줄이 흔들리며 삼성의 추격을 허용했다. 8회 왼팔 불펜 오원석이 삼성 좌타자 진용을 넘지 못하고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1점을 내주며 1사 만루를 만들었다. kt가 꺼낼 마지막 카드는 박영현뿐이었다.
박영현의 첫 상대는 류지혁이었다. 초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이어 좌익수 쪽으로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가 터졌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3루 주자 구자욱이 허벅지 부상으로 홈을 밟지 못했다. 박영현으로서는 행운이었다.
그 행운도 오래가지 않았다. 대타 김현준을 상대로 폭투를 범하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8-7. 단숨에 1점 차 승부가 됐다. 박영현은 정신을 가다듬고 김현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힘겨운 8회를 마쳤다.
kt 타선은 8회와 9회 침묵했다. 점수는 여전히 8-7이었다. 박영현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이재현과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벌인 박영현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대타 전병우도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마지막 타자 박승규 역시 풀카운트에서 박영현의 슬라이더 유인구를 참지 못하고 배트를 휘둘렀다. 이재현, 전병우, 박승규. 9회 타자 세 명 모두 슬라이더에 쓰러졌다.
경기 후 박영현은 "직구가 좋았는데 포수 승택 형이 슬라이더 사인을 내서 믿고 던졌다. 내가 봐도 좋은 슬라이더였고, 안 맞을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8회 만루 위기 등판 상황에 대해서는 "그 전에 나갈 줄 알았는데 만루에서 나갔다. 무조건 막자는 생각뿐이었다. 류지혁 선수 타구가 희생플라이가 될 줄 알았는데 안 돼서 기분 좋았지만, 바로 폭투해서 정신 차리고 던졌다"고 돌아봤다.
박영현은 2026 정규시즌 56경기에 등판해 7승 무패 30세이브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개막 전 오랜 휴식이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박영현 스스로도 "오래 쉬면 오히려 컨디션이 안 좋다"고 평소 말해왔다. 이날 초구가 크게 빗나간 것도 그런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박영현은 "오래 쉬면 고전한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로 정리된 것 같다. 내일은 더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분위기가 넘어갈 뻔했는데 박영현이 잘 막아줬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부터 박영현에게 이날 등판을 예고했고, 박영현은 "감독님이 오늘 무조건 나간다고 하셔서 준비했다. 감독님이 이렇게 지켜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중요한 경기 지켜서 기분 좋고, 이 흐름을 이어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오는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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