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차 예산 줄어 외부전시 운영 ↓
관람객 수 39만명에서 8만명 급감
최근 10년 새 사업비 평균 14억원
광주 54억원 등 타 비엔날레 4분의 1 수준
인력 부족·중장기적 목표 부재 등도 지적
"사진도시로서의 정체성·글로벌 경쟁력 강화해야"
대구사진비엔날레 20주년을 맞아, 중장기적 정책 마련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때 국내 3대 비엔날레로 주목받았고 사진이라는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음에도 규모나 위상 면에서 점차 축소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더욱이 최근 전국적으로 비엔날레와 사진 관련 축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대구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산 삭감, 관람객 수 감소에 직격탄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06년 10월 '기록사진을 통해 본 아시아'를 주제로 엑스코와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처음 열렸다. 당시 11일간 열린 행사에 6만여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이후 ▷제2회 7만3천여 명(18일간) ▷제3회 8만4천여 명(25일간) ▷제4회 9만4천여 명(39일간) ▷제5회 10만5천여 명(38일간) 등 전체 관람객 수는 조금씩 증가하다 제6회 때 6만여 명으로 크게 줄었다. 당시 행사를 주관한 (사)대구사진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으로 예술감독이 개막 7개월 전에 선임되고 전시계획안도 행사 5개월 전에야 확정되는 등 행사 준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듬해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으로 운영주체가 이관된 비엔날레는 ▷제7회 10만6천여 명(40일간) ▷제8회 20만3천여 명(54일간) ▷제9회 39만6천여 명(45일간) 등 관람객이 점차 늘어나며 안정을 찾는 듯 했으나 지난해 제10회에는 총 관람객 수가 8만3천여 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사진비엔날레팀 관계자는 "9회 행사는 동대구역 광장, 대구예술발전소, 경북대학교 미술관, 방천시장 등 다양한 외부 공간에서 전시를 운영해 시민들의 접근성과 참여 기회를 확대했다"며 "반면 10회 때는 예산이 17억원에서 13억원으로 20% 이상 줄어 외부 전시 공간을 운영하지 못했으며, 기존 무료 관람에서 유료 관람으로 전환된 점도 관람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사업비는 10년 전 수준과 비슷
이처럼 예산은 행사의 질과 성과를 좌우하는 주요한 요소임에도 타 비엔날레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최근 10년 새 회차별 사업비를 살펴보면 ▷6회 12억4천만원 ▷7회 12억원 ▷8회 14억4천500만원 ▷9회 17억2천100만원 ▷10회 13억7천100만원으로, 평균 14억원가량이다. 특히 지난해 열린 10회 비엔날레는 2016년 6회 비엔날레에 비해 행사 기간이 두 배 가까이 늘고 인건비나 전시장 공사비용 등이 크게 올랐음에도 사업비 증가폭은 1억여 원에 불과했다.
반면 부산비엔날레의 경우 회차별로 40억원 내외의 예산 규모로 추진되며, 경기도자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에는 각 43억원, 54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첫 회부터 지원받았던 국비 매칭마저 사라지고, 현재 1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시비로만 진행하고 있는 상황. 또한 그 예산의 대부분은 행사대행사에 맡겨진다. 지난해 10회 행사에는 총 사업비 13억여 원 중 10억여 원이, 9회 행사는 17억여 원 중 14억6천여 만원이 행사 대행 용역에 들어갔다. 행사 대행사는 전시장 조성·운영부터 부대행사 세부 기획·진행, 홍보 마케팅까지 도맡는다.
◆타 비엔날레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
예산과 함께 인력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재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문화예술회관 사진비엔날레팀에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기존 인원은 팀장을 포함해 4명이었으나 지난달 대구미술관이 대구시 산하로 편입, 문예진흥원으로 이동한 직원 중 일부가 비엔날레팀에 배치되며 5명으로 늘었다.
1명이 충원됐지만 여전히 업무를 처리하기에 충분한 인력은 아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의 경우 ▷경영지원실 ▷전시 1부 ▷전시 2부 ▷마케팅교육부로 부서가 나뉘어 있고, 홈페이지 조직도에서 확인되는 직원만 30명이 넘는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사무처 산하에 ▷총무회계팀 ▷홍보마케팅팀 ▷전시팀 ▷학술사업팀을 두고 직원들이 각 업무를 나눠 맡고 있다.
반면 문예회관 사진비엔날레팀의 경우 일부 팀원의 업무는 전시 기획부터 홍보, 계약 등 행정, 아카이빙, 기간제 근로자 관리까지 뒤섞여 있다.
문예회관 전시운영부 관계자는 "국비 지원이 중단된 것 역시 인력 부족과 무관하지 않다. 행사가 조직위원회에서 문예회관으로 이관될 당시 담당 직원은 2명에 불과했다"며 "또한 분야별로 나눠서 일부에만 행사 대행 용역을 맡길 경우 비용이 절감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행정적인 부담이 너무 커진다. 현 가용인력으로서는 대행사 체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정체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해야"
중장기적 목표 없이 일회성으로 진행되는 행사 운영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지역의 한 사진 전문가는 "단순히 한 회 행사를 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행사를 거쳐간 사진계 인력들을 지속적으로 키우고, 참여 사진가들의 성장과 활약을 계속 팔로우해야 한다. 이제는 중장기적 목표를 갖고 대구만의 브랜드로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의 한 예술계 인사는 "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해에는 행사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지난 회차 행사를 함께 평가하고 보완할 점을 얘기하며, 나아가 내년 행사를 위한 예산 규모나 운영 방식 등의 적합성에 대해 머리를 맞대보는 자리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오랫동안 쌓아온 역사성에 정체성과 확장성을 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박경숙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지난 20여 년간 '사진도시 대구'의 이름을 알려 온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이라며 "향후에는 안정적인 운영 기반 위에서 사진도시로서의 정체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나아가 전문 전시행사에 머물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이 도시 곳곳에서 함께 즐기고 경험하는 열린 비엔날레로 외연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