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靑, 추석 밥상에 '해명 요리' 4그릇 올렸는데…되레 밥상 뒤엎을 수도? [금주의 이슈]

입력 2026-09-26 22:54:11 수정 2026-09-26 23: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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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멕시코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을 앞두고 민심 수습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추석 연휴 내내 잇따라 현안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나온 메시지가 되레 더욱 강한 반론에 부딪히면서, 실제 민심 반등을 만들지는 미지수다.

◆퇴임 날짜까지 못박았지만…또 소환된 '연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직접 선을 그었던 연임 개헌 논란은 추석 연휴에도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를 강하게 의식한 듯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 순방지에서 자신의 퇴임 시점을 아예 날짜로 특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진행된 멕시코 동포간담회에서 "2030년 6월 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기자회견보다 한발 더 나아가 퇴임 시점을 날짜로 못박았다.

그럼에도 야권과 온라인의 보수 성향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민주당 대표 연임 이력이 다소 우스갯소리 섞인 비교 대상으로 소환되고 있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4년 7월 2번째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제 개인의 정치 인생만 보면 당대표를 다시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은 당시 자리도 가리키듯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당의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차원에서 연임을 시도하게 됐다"고 연임 출마 이유를 함께 설명했다. 이후 당대표 경선에서 85.4%의 득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따라서 당시 발언을 이번 대통령 연임 논란과 곧바로 '말 바꾸기 가능성' 사례로 연결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일부 네티즌들은 "개인적으로 다시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당에 대한 책임'과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명분을 들어 연임에 나섰던 과거 장면을 끌어와 "이번에 한 말은 믿을 수 있느냐" "나중에 또 더 큰 명분을 내세우는 것 아니냐"는 식의 농담 섞인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유시민 작가.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이재명 대통령, 유시민 작가.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유시민에 '법적 대응'…논쟁 끝내려다 더 키우나

청와대가 유시민 작가의 "국민을 속였다"는 검찰개혁 비판에 법적 대응까지 검토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것도 또 다른 논쟁을 만들었다.

24일 청와대는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결정된 건 아니라고 했다.

실제 법적 조치가 이뤄질 경우 여권 지지층 내부의 논쟁이 정치적·법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직자도 아닌 범여권 내부 논객 1인의 비판에 청와대가 법적 대응까지 거론하는 게 적절하냐는 '과잉 대응' 논란이 더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자칫 비판적 발언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입틀막'(입을 틀어 막는다는 뜻) 프레임도 덧씌워질 수 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설명하는 프레임에 붙는 제목은 어느새 '이재명 VS 유시민'이 돼 버린다. 결코 청와대가 바라던 건 아닐 터다.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위해 26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기동로 확보 및 작전환경 조사 활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군과 유엔군사령부가 서부전선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 현장조사를 위해 26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기동로 확보 및 작전환경 조사 활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흑막·은폐 없다"는데…조사는 왜 늦나

DMZ 폭발 사고 해명도 비슷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멕시코 현지 브리핑에서 "추호라도 흑막이 있거나 감추는 게 있거나 은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사고 현장의 위험성이 높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유엔군사령부와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야권은 사고 직후 현장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은 "추석 연휴 핑계로 조사를 미룬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국민의힘에서도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사고 당일 증거 수집과 이틀 뒤 유엔사 합동조사가 이뤄졌다는 점을 비교 대상으로 들었다.

결국 "흑막과 은폐가 없다"는 말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신속한 조사와 결과 공개라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의 말과 현장에서 체감되는 조사 속도가 맞아떨어지느냐는 '언행일치'의 문제로 번지는 셈이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를 면담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2025년 3월 4일 면담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를 면담한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2025년 3월 4일 면담 당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우리 정부도 알고는 있었다"→우크라 반박엔 "답변 안 해"…'거짓말 논란'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국내 송환 문제를 두고는 청와대 관계자의 "우리 정부도 알고는 있었다"는 설명이 또 다른 질문을 낳았다.

청와대는 25일 우크라이나 측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전에 북한군 포로 문제가 언급될 가능성을 한국 측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다만 메시지가 명료하지 않아 어떤 방식으로 공개될지는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는 포로들의 신변 안전 등을 이유로 송환 과정을 공개하지 말자는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고, 양국 사이에도 조용히 처리한다는 양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기존 양해와 다른 방식으로 이를 공개한 셈이다.

정부로서는 신변 보호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정부는 알고 있었으면서 국민에게는 왜 알리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반응도 나타났다. DMZ 폭발 사고와 마찬가지로 '정부는 알고 있었는데 국민은 왜 뒤늦게 알았느냐'는 투명성 문제가 공통적으로 제기된 셈이다.

더구나 논란은 26일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측이 "비공개 송환 합의는 없었고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반박하자, 청와대는 관련 질문에 "소식통 발언에 일일이 구체적으로 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드리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우리 정부도 알고는 있었다"는 설명에 이어 이번에는 비공개 합의 여부를 둘러싼 상대국의 반박에도 명확한 재반박을 내놓지 않으면서, 청와대 설명의 진위를 둘러싼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발' 기자회견은 지지율 반등시켰는데…'불펜'이 불안하다?

결국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내놓은 후속 메시지는 연임, 검찰개혁, DMZ 폭발 사고, 북한군 포로라는 서로 다른 현안을 겨냥했지만 모두 '논란을 끝내기 위한 해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야구에 비유하면 지난 18일 기자회견이 추석 민심전에 먼저 등판한 '선발투수'였다면, 연휴 기간 나온 4가지 메시지는 리드를 지키기 위해 잇따라 마운드에 오른 '불펜투수'에 가깝다.

선발투수의 첫 결과는 일단 반등이었다. 문제는 뒤이어 등판한 불펜이 불을 껐느냐, 아니면 주자를 더 쌓았느냐다. 연임 논란을 끝내려 퇴임 날짜까지 제시했고, 유시민 작가 비판엔 법적 대응 카드까지 꺼냈으며, DMZ 사고와 북한군 포로 문제에는 각각 "은폐는 없다" "우리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 등판 모두 논쟁을 끝내기보다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는 점에서 '불펜 방화' 가능성까지 거론될 만한 상황이다.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인 21일 공개된 리얼미터 9월 3주차 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34.8%로 전주 33.8%보다 1.0%포인트(p) 올랐다. 9주 연속 이어졌던 하락세가 멈추면서 10주 만에 반등한 것이다. 리얼미터는 주 후반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공소취소·파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과 국정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 상승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주 대비 상승폭 1.0%p는 표본오차 ±2.0%p 안에 있다.

(해당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4~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천507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RDD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추석 연휴 기간 해소되지 않은, 정확히는 오히려 불길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는 4가지 논쟁 때문에 앞선 반등 흐름이 계속될지는 다시 기로에 섰다고 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거친 민심은 직후 실시·공개될 각종 여론조사에서 숫자로 확인된다. 기자회견에서 시작된 반등이 이어질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지는 이재명 대통령과 청와대가 추석 밥상에 연거푸 올린 '해명 요리'에 대한 국민들의 심사가 결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