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시점을 아예 날짜로 못박아 국민들이 깜짝 놀랐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넘어 "언제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제시한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종료를 4년 가까이 앞두고 퇴임 날짜를 직접 언급하는 장면은 흔하지 않다. 해외에서도 흔치 않아, 혹여 이재명 대통령이 그 사례를 참고한 건 아닌지 시선이 향한다.
◆프랑스선 '헌법'→기자회견선 '의사'→멕시코선 결국 '날짜'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현지시간 24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여러분이 대한민국을 걱정하지 않도록 최소한 재임하는 동안 잘 챙기겠다"며 "혹시라도 2030년 6월 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은 걱정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임 개헌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답변이 최근 갈수록 구체화 된 맥락이다.
그는 지난 9일 프랑스 국빈 방문 당시 파리 동포간담회에서 정상외교 일정을 설명하면서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국 후 18일 연 기자회견에서는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다"며 "저는 연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자신의 의사까지 명확하게 밝혔다.
그리고 엿새 뒤 멕시코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30년 6월 2일'이라는 날짜를 직접 꺼낸 것이다.
정리하면 '헌법상 임기 제한'→'연임 의사 없음'→'2030년 6월 2일 이후에는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3단계 화법을 구사한 셈이다.
◆세네갈 마키 살도 "2024년 4월 2일이 끝" 못박았다
세계 정치사에서 이처럼 현직 대통령이 권력 연장 의혹을 의식해 퇴임일을 날짜로 제시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가장 닮은 장면은 2024년 세네갈에서 나왔다.
마키 살 당시 세네갈 대통령은 그해 2월 대선을 돌연 연기하면서 거센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2월 25일 실시될 예정이던 대선이 10개월 뒤로 미뤄지자 야권과 시민사회에서는 마키 살 대통령이 임기를 사실상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네갈 헌법위원회는 결국 선거 연기를 위헌으로 판단했다.
그러자 마키 살 대통령은 2월 22일 국영 TV에 출연, 자신의 임기 문제에 대해 "2024년 4월 2일 끝난다"고 직접 밝혔다. 후임 대통령이 그때까지 선출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외신들은 당시 발언에 대해 마키 살 대통령이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마키 살 대통령은 실제 대선 연기를 결정했다가 위헌 판단을 받은 뒤 임기 연장 의혹에 대응한 경우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는 개헌을 추진한 상황이 아니며, 정치권에서 제기된 연임 개헌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는 과정에서 퇴임 시점을 구체화한 것이다.
즉, 닮은 건 정치적 배경이 아니라 화법이다. "권력을 더 유지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며 우려를 불식시키는 방법으로 두 대통령 모두 달력 속 특정 날짜를 꺼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