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중국 국빈회담 '충돌 경고' 이후 4개월 만…트럼프는 "훌륭한 회담" 한 줄 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미국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견지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대만 독립 반대라는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에 명시적으로 '반대'할 것을 공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유지해온 '대만의 공식적인 독립 추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표현보다 한층 강화된 요구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지난해 이미 트럼프 행정부에 비공개로 같은 요구를 해왔다고 당시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미국 측이 대만 문제를 신중히 처리해 미중 간 전략적 협력과 양국 관계 발전에 튼튼한 기초를 다지기를 바란다고도 밝혔다. 또 백악관 국빈 환영식 연설에서는 기존 패권국과 신흥 강대국이 충돌한다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하며 "미중이 충돌·대립하지 않는다는 마지노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올해 5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이후 4개월 만에 성사됐다. 시 주석은 5월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에 대해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을 한 바 있다. 2024년 11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미국이 평화를 원한다면 대만 독립에 반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매체는 정상회담 전체 결과 발표가 나오기 수 시간 전에 대만 관련 시 주석 발언을 먼저 보도하며 전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중국이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이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장은 23일 중국 현지 매체 펑파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5월 회담 이후 가장 중요한 점은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전반적으로 비교적 신중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회담 후 대만에 대한 14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 패키지 최종 승인을 미루고, 무기 판매를 "중국과의 협상에서 매우 좋은 카드"라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협상력을 키울 수 있는 배경으로는 희토류 자원을 무기로 한 지렛대가 꼽힌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양국이 지난해 무역전쟁을 끝낸 무역협정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관세, 희토류 공급, 기술 규제 등 핵심 쟁점은 다음 협상 라운드로 미뤄지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국장을 지낸 제니퍼 웰치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시 주석의 달라진 표현에 대해 "의미적인 변화 정도에 불과해 보여도 그 영향은 중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현 방식을 바꿔준다면 중국은 이를 이용해 미국의 지원에 대한 대만의 신뢰를 약화하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것은 중국 정부가 대만 독립지지 세력이라고 간주한 이들을 억제하는 노력까지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국공산당 제21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4연임이 예상되는 시 주석은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미국의 무기 판매를 차단하기 위한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표현 방식을 바꿀 조짐은 현재까지 없으며,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 대한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훌륭한 만남이었다"고 짧게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