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차 유엔총회서 중동·아랍국 대표단 항의 퇴장…5주 뒤 총선 앞두고 국내 여론전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제81차 유엔총회 연단에 오르자 이란·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튀르키예·팔레스타인 등 수십 개국 대표단이 집단 퇴장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 각국 대표단이 집단 퇴장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이란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튀르키예, 키르기스스탄, 팔레스타인 등 중동 및 아랍 국가들을 포함한 수십 명의 대표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줄지어 퇴장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 일부 국가들이 연설국 지도자와의 관계에 따라 자리를 뜬 경우는 있었으나, 수십 명이 무더기로 퇴장한 것은 처음이다. 유엔 회의장에서의 퇴장은 불만과 거부 의사를 나타내는 강력한 외교적 항의 표시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외교적 고립이 드러난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을 향해 "아직 회의장을 떠나지 않은 도덕적 겁쟁이들이 있다면 지금 나가라"고 맞받았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혐의에 대해 "세기의 가장 큰 거짓말"이라고 규정하며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정당화하고, 10월 7일 이후 이어진 전쟁을 7개 전선에 걸친 싸움으로 규정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서 이란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공격 결정에 대해서는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쉬운 결정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한편, 뉴욕시장 조런 맘다니와 카타르, 튀르키예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영상 성명을 통해 "유엔에서 우리 군인들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맘다니에 대해서도 진실을 말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빈 좌석이 즐비한 회의장에서 연설을 이어갔으나, 그가 실제로 공략하려 한 청중은 국제사회가 아닌 다음 달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 국내 유권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석가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한쪽 눈도 아닌 두 눈 모두를 다가오는 이스라엘 총선에 고정한 채 유엔총회 연설에 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5주도 채 남지 않은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국제사회의 고립이 심화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무대에서 정면 돌파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유엔총회 방문 기간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고위 인사와의 면담 일정 없이 연설 직후 이스라엘로 귀국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면담을 거절한 것이 미국의 지지가 약해지는 신호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은 녹화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의 정책과 군사 행동이 팔레스타인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행위가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2국가 해법'을 위태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