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MDL 이남 넘어서 지뢰 매설 징후…확인하려다 사고
北, 실제 매설 여부 떠나 '원인 제공' 비판 피할 수 없어
전날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추정 사고는 북한의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뢰 매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유엔군사령부 현장조사를 준비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지뢰의 매설 주체와는 관계없이, 결국 북한군이 MDL 이남에서 보인 수상한 모습들이 이번 사고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DMZ 작전은 유엔사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여건조성을 위한 수색로 개척 작전이었다"며 "작전 병력은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수색로 개척 작전을 진행 중이었으며, 작전 중에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군은 최근 서부전선 MDL 인근에서 지형 변화를 식별한 뒤 북한이 MDL 남쪽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엔사와 대응 방안을 논의해왔다. 결국 군은 유엔사에 현장조사를 요청했고, 다음 주 초 조사를 앞두고 관련 작전을 진행하다 사고가 난 것이다.
작전 목적을 고려할 때, 폭발이 일어난 지점은 지형 변화가 식별된 지역과 가까웠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지점은 MDL 남쪽 50~100m 구간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사고 지점과 군이 지형 변화를 식별한 지역 사이의 거리를 묻는 질문에 "상황 발생 지점은 MDL 근접지역"이라고만 답했다.
인근 지역에서는 북측의 '수상한 낌새'가 수차례 포착된 바 있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제가 방문했던 모 사단(25사단)의 경계 구역에서만 북한군이 조성한 지뢰 지대 등 무려 6곳에서 군사분계선을 10~15m가량 넘어서 우리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유 의원은 사고 당일인 전날 오후에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오늘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북한군이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MDL 남쪽에 조성한 지뢰지대 인근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군이 MDL 이남까지 지뢰지대를 조성했을 가능성을 확인하려던 작전 과정에서 우리 군 장병이 폭발 사고를 당한 셈이 됐다. 실제 폭발물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와 별개로 사고가 발생한 원인 자체를 북한 측에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장 실장은 "정확한 위치와 폭발 원인 등 구체적인 사항은 유엔사와 안전이 확보된 가운데 신속하게 현장 확인을 통해 파악할 예정"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사고는 전날 오전 10시 50분쯤 육군 25사단 관할 서부전선에서 발생했다. 수색로 개척 작전에 투입된 군 간부 3명 가운데 2명이 중상을 입었고, 응급헬기로 국군수도병원에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이번 사고로 수색대대장(중령)은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다른 간부는 골절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간부 1명도 부상을 입긴 했지만, 다행히 중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장 실장에 따르면 중상자 2명은 당시 방호복과 지뢰덧신 등 방호장구류를 정상적으로 착용하고 있었음에도 부상을 입었다.
장 실장은 "부상을 입은 장병들과 가족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조속한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