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원자재 ETP 투자 주의"…레버리지·인버스 손실 확대 우려

입력 2026-09-22 14:43:07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원유 ETP 시총 46.7% 증가…괴리율 10% 초과 상품 11개
"ETN 가격 1000원 이하로 떨어지면 상장폐지 가능성"

금융감독원 사옥 전경.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사옥 전경. 연합뉴스

최근 국제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이 원자재 상장지수상품(ETP)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원유·천연가스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이 높은 만큼 단기간에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원자재 ETP 투자 시 가격 변동성,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구조, 괴리율, ETN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와 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WTI 원유 선물 가격은 올해 초 배럴당 57.3달러에서 4월 113달러까지 97% 급등한 뒤 7월 68.6달러까지 39% 하락했고, 9월에는 다시 100달러까지 46% 상승했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도 연초 MMBtu당 3.62달러에서 1월 말 6.96달러까지 92% 오른 뒤 4월 2.52달러로 64% 급락했다. 금과 은 역시 올해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나타냈다.

원자재 ETP 시장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 11일 기준 원자재 ETP 시가총액은 12조407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10억 원(1.9%) 증가했다. 전체 ETP 시가총액 469조 원의 2.6% 수준이다.

특히 원유 ETP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조8280억 원에서 2조6820억 원으로 46.7% 증가했다. 전체 원자재 ET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0%에서 21.6%로 확대됐다. 반면 금 ETP는 6조6870억 원에서 6조644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은과 천연가스 ETP도 각각 18.2%, 20.3% 줄었다.

문제는 원자재 ETP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ETP보다 높다는 점이다.

지난 11일 기준 원자재 ETP 가운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비중은 37.4%로 전체 ETP의 7.4%를 크게 웃돌았다. 원유와 천연가스 ETP에서는 이 비중이 각각 88.4%, 93.6%에 달했다.

금감원은 원자재 가격이 국제분쟁과 운송경로 폐쇄, 산유량 변화 등 공급 측 요인뿐 아니라 산업 수요와 기후 변화, 달러 가치, 투기적 자금 유입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투자자가 가격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이 확대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경우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 수익률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괴리율이 높은 상품이 많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원자재 ETP는 단기적인 투기자금 유입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인 지표가치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보다 높아 괴리율이 양수로 커진 경우 이후 가격이 내재가치로 수렴하면서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 기준 최근 3개월 최대 괴리율이 5%를 넘은 원자재 ETP는 전체 131개 가운데 43개로 32.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괴리율이 10%를 초과한 상품도 11개였다.

원유 ETP는 22개 가운데 15개(68.2%)가 최근 3개월 최대 괴리율 5%를 넘었고, 은 ETP도 21개 가운데 14개(66.7%)가 5%를 초과했다. 천연가스 ETP는 23개 중 10개(43.5%)가 5%를 넘었다.

금감원은 투자자들이 원자재 ETP에 투자할 때 상품정보에 기재된 괴리율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괴리율 정보는 상품 가입 시 제공되는 상품정보나 한국거래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ETN 투자자들은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상장폐지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락 등으로 ETN 가격이 1000원 이하로 하락하면 상품이 상장폐지될 수 있다. 특히 2021년 이후 발행된 ETN은 가격이 1000원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조기청산된다는 조항을 두고 있어 자동으로 상장폐지될 수 있다.

2021년 이전에 발행된 ETN도 가격이 지나치게 낮아지면 괴리율 관리가 어려워져 상장폐지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7월 원유 인버스 레버리지 ETN의 지표가치가 20원 이하로 떨어진 뒤 상장폐지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원자재 ETP,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거래 규모와 괴리율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원자재 가격 불안정성이 커지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돼 투자자 위험이 확대될 경우 소비자경보를 추가로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