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NYT 인터뷰…"완벽한 비핵화 기다리는 것 현실적 해법 아니야"
이재명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대북제재와 북한의 추가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핵화를 한 번에 달성하기보다 핵 개발의 '중단·감축·폐기'를 거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라는 구상이다.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A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모두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라며 "두 정상(북미)이 신뢰를 구축하고 직접 만나 공통 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단계적 해법을 거듭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를 세워야 한다"며 "'중단·감축·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법은 북핵 문제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핵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완벽한 비핵화가 한 번에 달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그 사이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고도화돼 위협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기간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구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공개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에 대해 '폐기'가 아닌 '동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기존의 단계적 접근 입장을 밝히며 미국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늘리는 현 상황을 그대로 두는 것 역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매년 10개에서 20개의 추가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 이미 생산 중일 수 있다"며 북한의 핵 능력 확대를 우선 중단시킬 필요가 있다는 뜻을 나타냈다.
특히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은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의 중단을 교환하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며 대북제재 완화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 조치 등을 통해 북미 대화 재개 의향을 보이는 데 대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의도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결정과 한국이 이란 호르무즈 관련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데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어느 정도 뜻밖에 이뤄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북미 간 대화 여건을 조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대치 상황을 완화한다는 궁극적인 목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파병 및 대미투자 관련 압박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제3국 간에 이미 진행 중인 전쟁에 군대를 파병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금지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그녀의 위상 상승'에 주목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만 현 단계에서 단정적인 견해를 밝히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