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가 지명 20일 만인 지난 19일 자진 사퇴(辭退)했다. 김 후보자는 "민생과 정부의 성공을 위해 작은 부담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18일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고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김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대의(大義)를 위해 장관직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김 후보자의 전직 보좌진들이 작성한 탄원서가 17일 밤 청와대 등에 접수됐다는 뉴스가 뒤따랐다. 성추행 의혹과 무마 시도, 음주운전을 한 뒤 국회의원 회관으로 도망, 음주 후 폭언 등 각종 의혹(疑惑)들이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탄원서 소문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다"고 했지만, 탄원서가 법무장관직 자진 사퇴의 결정적 이유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국회 법사위원장 등은 신약 로비, 주가조작, 국민을 대상으로 한 독약 임상시험, 인사청문회 위증 논란 등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17일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일방적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청와대와 교감 아래 임명 강행을 위한 수순이었다.
이 대통령 역시 18일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추가 의혹에 대해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이 대통령이 임명 강행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결국 자진 사퇴 '쇼'로 끝났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사실이라면 국민으로선 배신감(背信感)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오해(誤解)라면 청와대가 "확인하기 어렵다"며 발뺌할 것이 아니라, 전후 사실 관계를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 또 쏟아진 김 전 후보자의 의혹에 대해선 경찰 조사, 특검 등을 통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한 뒤 마땅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무장관직 사퇴로 김 전 후보자에 대한 범죄 혐의를 적당히 덮으려 한다면,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