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방향은 옳고 과정만 잘못됐다는 대통령의 반성

입력 2026-09-2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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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하락과 국정 혼선에 대해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에 대한 존중심이 부족했다"고 했다. 책임을 인정하고 자세를 낮췄지만, 정책 방향은 옳았고 문제는 추진 방식과 소통이라고 끝내 강변(强辯)했다. 공소취소 논란의 경우 조작기소 특검법에서 특검이 기존 사건을 넘겨받아 처분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고, "연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자신의 사건을 포함한 조작기소 의혹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한 진상 규명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고, 임기 후 중단된 재판을 받겠느냐는 질문에도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논란을 끝내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 이 대통령은 "불완전성"을 인정하면서도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업무보고 과제로 추진된 중요 금융정책이 논란을 일으켰는데 대통령조차 누가 어떤 검토와 판단을 거쳐 결정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부동산 정책도 기존 기조(基調)를 바꾸겠다는 신호는 없었다. 대통령은 집값 불안의 원인으로 이전 정부의 공급 감소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을 거론하며 공급 확대와 기존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사과했고 일부 정책의 부족함도 인정했지만 공소취소 논란에는 자신의 재판이라는 핵심 질문을 남겼고, ETF에선 정책 결정 경위를 설명하지 못했으며, 부동산은 현 정부 시행착오보다 이전 정부와 서울시 책임이 먼저 등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국정 기조 전환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 선언"이라고 비판한 까닭이다. 대통령의 반성은 "모두 제 부족함"이라는 두루뭉술한 수사(修辭)에 갇혀 있다. 어떤 정책이 잘못됐고 누가 결정했으며 왜 사전 검증이 작동하지 않았는지가 빠졌다. 반복된 실패에도 방향은 옳았다고 고집하면 반성은 무의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