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간 건 맞는데 '접대부는?'…김민석·한동훈, 26년 묵은 '한 끗 팩트' 전쟁 [시사뒷담]

입력 2026-09-15 14:38:28 수정 2026-09-15 16: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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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NHK. 기사 속 업소와 상관 없는 AI로 생성한 이미지
새천년NHK. 기사 속 업소와 상관 없는 AI로 생성한 이미지

26년 전 광주 5·18 전야제 직후 유흥주점에 갔다는 큰 줄기는 이미 오래전 확인됐다. 그런데 2026년 다시 붙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의 싸움은 그보다 훨씬 좁은 지점, 김민석 대표가 당시 여종업원을 직접 옆에 앉혔느냐로 향하고 있다.

◆"접대부 끼고 놀았다" vs "나는 피했다"

앞서 한동훈 의원은 김민석 대표를 겨냥해 "5·18 전야제 룸살롱에서 접대부 끼고 놀고"라고 공격했다.

이에 15일 김민석 대표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김성호·장성민 전 국회의원의 증언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김성호 전 의원은 종업원이 접근하자 김민석 대표가 자리를 피했다고 주장했고, 장성민 전 의원 역시 김민석 대표와 관련한 당시 폭로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취지의 과거 발언을 남겼다.

김민석 대표는 한동훈 의원을 향해 같은 발언이 반복되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2000년 당시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386 정치인들이 광주 '새천년 NHK'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실 자체는 당시에 이미 알려졌다. 당시 보도에는 일행이 여성 종업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춤을 췄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다만 "김민석 의원은 양쪽에 아가씨를 끼고 있었다"는 구체적 묘사는 당시 동아닷컴 독자토론 게시판에 올라온 폭로글에 담긴 내용이다.

김민석, 한동훈. 연합뉴스
김민석, 한동훈.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 페이스북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 페이스북

◆큰 줄기는 확인됐지만 '한 끗'이 대결 빌미 될 수도

그러니 현재 공방을 단순화하면 묘한 장면이 그려진다. '5·18 전야제 뒤 유흥주점에 갔느냐'라는 당시 논란의 큰 줄기보다, '거기서 김민석 개인이 여종업원을 끼고 있었느냐'는 세부 사실이 26년 뒤 법적 대응까지 거론되는 핵심 쟁점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한 끗'을 무조건 사소하다고 치부할 수도 없다. 실제 법정에서는 비슷한 차이로 유·무죄 판단이 오간 사례가 있다.

2018년 콘텐츠업체 C사 직장갑질 폭로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비슷한 공방이 있었다. 전 직원은 대표가 직원들을 '룸살롱'에 데려가 여성 직원들도 여성 접대부를 선택해 옆에 앉아야 했다고 폭로했다.

1심은 실제 회식 장소가 폭로문에 적힌 '룸살롱'이 아니라 '가라오케'였다는 점을 우선 문제 삼았다. 가라오케에서 여성 접대부가 동석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여직원들에게 여성 접대부를 직접 '초이스'해 옆에 앉도록 했다는 구체적 내용까지 사실이라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내용은 전 직원이 해당 자리에 직접 참석해 본 것이 아니라 다른 직원에게 전해 들은 것이었는데, 정작 해당 직원이 재판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도 고려됐다. 1심은 음주 강요 부분까지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같은 사실관계를 다르게 봤다. 명칭은 '가라오케'였어도 룸살롱과 유사하게 운영되는 곳에서 여성 직원이 참석한 회식에 여성 접대부를 실제 동석시켰다면 폭로의 중요한 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소의 차이보다 그곳에서의 행위가 더 중요하다"는 취지로 이 부분을 무죄로 봤다.

즉 1심은 장소와 구체적 행위의 차이를 허위성 판단에서 중요하게 봤고, 항소심은 '어디였느냐'보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에 더 무게를 둔 셈이다.

검사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상고하지 않아 항소심의 무죄 판단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남아 있던 음주 강요 부분도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결국 김민석·한동훈 공방도 두 층위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미 확인된 큰 사건을 두고 26년 뒤 세부 묘사 하나가 전쟁이 된 모습이고, 법적으로는 바로 그 작은 묘사가 한 개인의 명예를 다르게 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