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불과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7월 초 1천550원을 웃돌던 환율은 이달 들어 1천340원 선까지 떨어지는 등 원화 가치가 15% 이상 급등했다.
같은 기간 달러 가치가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엔화 절상률(切上率)이 5% 수준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원화의 강세 폭은 독보적이다. 1천5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 되는 것 아니냐며 고환율 쇼크를 걱정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원화 강세를 걱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올해 1~8월 2천800억 달러를 넘어선 반도체 수출 흑자가 핵심 배경이 됐다. 수출 호조로 벌어들인 대규모 달러가 외환시장에 풀리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반도체 호황'의 역설(逆說)이다.
원화 강세가 원유와 원자재 등 수입 가격을 낮춰 기업의 비용 부담과 물가 압력을 덜어주고, 해외 유학·여행 등 가계 외화 지출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도 있다. 문제는 환율의 급변동이 실물경제와 기업 실적에 가하는 충격의 크기와 속도다. 당장 수출 주력 기업들의 수익 기반을 흔들고 있다는 점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예측 불가능한 환율 널뛰기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과 금융시장 전반으로 불확실성을 확산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환헤지 수단이 부재한 중소 수출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환차손 우려가 커지면 국내 증시 및 채권 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입이 급격해져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부추긴다.
정부와 외환 당국은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투기적 쏠림을 완화하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기업들이 안정적인 투자와 수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시급하다. 급격한 환율 변동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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