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대출금·카드론 등 각종 빚에 허덕이는 일상
건강 악화 탓에 세 가족 모두 동생 벌이에만 의존
"조그만 희망만 있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텐데…."
빛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속에서 김수정(가명·57) 씨는 매일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고 있다. 고령의 어머니와 고생하는 여동생을 보면 '나도 어떻게든 살아야지' 싶지만, 막막한 현실 앞에서 자꾸만 죽음을 떠올리게 된다.
◆자유와 거리가 멀었던 삶
수정 씨의 지난 삶은 '자유'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었다. 돈, 가족 걱정에 본인을 위한 자유로운 삶을 하루라도 살아본 날이 있었을까. 수정 씨가 스무 살이 되던 해 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우측 얼굴, 팔다리가 마비돼 거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어머니는 과일 가게를 운영하며 사실상 가장 역할을 했고 동생들은 아직 어린 탓에 아버지 간병과 가사는 수정 씨의 몫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정 씨도 심한 위염을 앓으며 건강이 악화돼 학교를 빠지는 날이 점점 늘어났다. 남들은 하나둘씩 취업을 준비해 나가는 중요한 시기에 유급을 당하고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 사회학을 전공하며 꿈 많았던 수정 씨는 어느새 사회가 아닌 집 안이 더 익숙해졌다.
이후 취업을 시도해 보기도 했지만 변변한 대학 졸업장 하나없이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건강이 좋지 않아 육체노동은 엄두도 못냈다. 가사와 간병을 병행하며 카페·음식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지인의 학원에서 학생 관리 일을 도우며 생계를 근근이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 아버지가 파킨슨병에 걸리며 혼자서 거동이 불가능해지자 그마저도 어려워졌다.
집안 사정이 크게 여유가 있진 않았지만 어머니의 꾸준한 경제 활동으로 부족함은 없었다. 말 그대로 딱 먹고 살 정도는 됐다. 남들처럼 자유로운 삶을 꾸려나가진 못했지만 내 인생이려니 감당해 낼 수 있었다. 어머니가 가게를 그만두고 인수한 가창면 모텔의 경영 상황이 악화되기 전까지는….
◆한순간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족
어머니가 모텔 운영을 믿고 맡긴 지인은 서류를 조작하고 몰래 돈을 빼 쓰는 등 부정행위를 일삼았다. 그러는 사이 모텔은 적자에 허덕이고 빚이 쌓여갔다. 뒤늦게야 사실을 알게 됐지만 손쓸 도리가 없었다. 어머니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빚을 일부 상환하고 직접 모텔 운영에 나섰다. 하지만 외곽에 위치하고 영세한 탓에 매출이 크지 않았고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19로 위기는 정점을 찍었다.
적자를 이어가는 모텔을 팔려고 했으나 매수인이 선뜻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끝날 무렵 중개금의 5배를 주고서야 겨우 모텔을 매각했지만, 기존 대출금과 밀린 공과금을 내고 나니 손에 남는 금액은 많지 않았다.
그러던 2024년 수정 씨에게 시련이 다시 한꺼번에 몰려왔다. 오랜 투병 끝에 아버지가 코로나19 감염과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버렸다. 수정 씨는 병원비 부담으로 아버지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기억이 한으로 남아 한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겹치면서 무언가를 시도할 힘도 나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도 마음이 헛헛했는지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주식 리딩방'에 들락날락했다. 수정 씨가 몇 번이나 타일렀지만 경제권을 쥐고 있는 어머니를 말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머니는 결국 '원금의 최소 2배를 벌 수 있다'는 말에 혹해 수중에 있는 돈과 지인에게 빌린 돈 5천만원을 송금했다. 역시나 사기였고 투자금 전액을 잃고 말았다.
◆동생만이 유일한 수입원
어머니가 가진 돈을 모두 잃으면서 가세도 급격하게 기울었다. 기존 주택 대출금 4천만원에 소상공인 대출금 1천만원, 장기카드대출(카드론) 2천만원, 지인에 빌린 3천만원까지 더해졌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자 이혼 후 혼자 살던 여동생이 보증금을 빼서 보태고 가창의 집으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모든 짐이 여동생에게 돌아갔다. 어머니는 고령의 나이에 사기를 당한 충격으로 인지장애·우울증을 앓고 있고 수정 씨도 여전히 건강이 좋지 않아서다.
동생이 청소 일을 하며 버는 월급 200만원, 어머니 기초연금 월 37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일이 많지 않을 땐 월급이 100만원도 채 되지 않아 동생은 물류센터 아르바이트까지 나가고 있다. 이 돈은 매달 주택 대출금 40만원과 카드론 상환금 30만원, 생활비로 고스란히 나간다. 2년째 밀린 관리비는 600만원에 달해 전기·수도가 언제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다.
사고로 반파된 차는 자동차세와 보험료가 밀려 폐차를 시키지 못하고 있고, 아버지 명의의 임야는 상속세 150만원 낼 돈이 없어 가압류가 잡혔다. 소상공인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집마저 가압류가 걸려있다. 당장 돈이 없어 집도, 차도, 땅도 정리하지 못하는 셈인데 이 모든 게 재산으로 잡혀 모든 복지 혜택에서도 제외됐다.
수정 씨는 동생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동생이 힘들게 벌어온 돈으로 밥 먹는 것조차 미안해 끼니를 거르기도 한다.
"지금 같은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벼랑 끝까지 내몰릴 수 있을지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어떻게든 동생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라도 내려주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매일신문 이웃사랑은 매주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을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전액 그대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성금을 전달하고 싶은 분은 하단 기자의 이메일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기부금 영수증 처리는 가정복지회(053-287-0071)로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만 발행이 가능합니다.
※ 이웃사랑 성금 보내실 곳
아이엠뱅크(구 대구은행) 069-05-024143-008 / 우체국 700039-02-532604
예금주 : ㈜매일신문사(이웃사랑)
[지난주 성금내역]
◆희귀암 투병 박지연 씨 가족에 2,570만원 전달
심장암으로 매달 열흘씩 서울을 오가며 항암 치료를 받느라 고액의 빚더미에 내몰린 박지연 씨 가족(매일신문 9월 1일 9면)에게 2천570만5천312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성금엔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전우식 5만원 ▷이병규 2만5천원 ▷신종욱 2만원 ▷이재숙 2만원 ▷최은서 2만원 ▷최정원 2만원 ▷남장호 1만원 ▷배상영 1만원 ▷윤진모 1만원 ▷차경수 1만원 ▷이장윤 6천원 ▷안인호 5천원 ▷김건율 2천원이 더해졌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립 의지 놓지 않는 한형석 씨에 2,304만원 성금
계속된 경제적 위기로 몸과 마음의 병까지 얻었지만, 건강만 회복한다면 작은 일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한형석 씨(매일신문 9월 8일 12면)에게 42개 단체, 97명의 독자가 2천304만8천645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스엘이충곤재단 300만원 ▷에스엘㈜ 200만원 ▷피에이치씨큰나무복지재단 200만원 ▷건화문화장학재단 15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태원전기 100만원 ▷한성철강㈜ 100만원 ▷신라공업 50만원 ▷㈜태린(장현식) 45만원 ▷최상규이비인후과 4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동아티오엘 25만원 ▷㈜백년가게국제의료기 25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새화성약국(박경옥) 20만원 ▷㈜삼이시스템 20만원 ▷경주천마운전전문학원 10만원 ▷김영준치과의원 10만원 ▷김정수경영회계사무소 10만원 ▷동양자동차운전전문학원 10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10만원 ▷신성산업㈜ 10만원 ▷유성에스에이치(이석현) 10만원 ▷㈜구마이엔씨(임창길) 1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창성정공(허만우) 10만원 ▷탐라기계(김진근) 10만원 ▷건천제일약국 5만원 ▷국제정밀(김용근)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선진건설㈜(류시장)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조은치과(황의관) 5만원 ▷칠곡한빛치과의원(김형섭) 5만원 ▷보성카써비스(김영수) 4만원 ▷국선도두류수련원 3만원 ▷매일신문구미형곡지국(방일철) 3만원 ▷㈜동위(이석우) 3만원 ▷통영굴국밥국수(허정) 2만원 ▷하나회(김미라) 1만원
▷도경희 200만원 ▷김상태 150만원 ▷김진숙 이신덕 각 30만원 ▷박철기 20만원 ▷이동욱 18만원 ▷곽용 박재규 배영옥 조득환 최창규 각 10만원 ▷김진태 8만원 ▷김영수 박영조 박정희 변정기 서준교 안대용 안현숙 이경희 이윤정 이재열 이종하 이현목 전우식 최수진 각 5만원 ▷배상영 4만원 ▷곽병완 권혁필 김길환 김태욱 박승호 유충식 이대욱 이재민 이창세 최춘희 각 3만원 ▷강병호 곽경록 권오영 권유진 류휘열 박봉수 박선화 안현준 유정자 이진욱 이해수 천성현 한정민 각 2만원 ▷문민성 1만9천원 ▷강명은 강지원 권오현 김경수 김다영 김성진 김주현 김태천 박상하 박인배 박태용 박태훈 변희광 수민 신광수 우철규 유명희 이영수 이운대 이유록 전선수 정서원 조영식 차경수 차수환 최경철 한정화 황성광 황치일 각 1만원 ▷가지영 권두영 김진혹 이용수 각 5천원 ▷박옥경 3천원 ▷여경희 2천원 ▷최연준 1천원 ▷심윤종 868원
▷'주님사랑' 10만원 ▷'김명수 세례자요한' 5만원 ▷'사랑합니다' 3만원 ▷'시냇가의 심기운 나' 2만원 ▷'석희석주' '언젠가는큰복으로' '이현박경아' 각 1만원 ▷'힘내십시오' 7천777원 ▷애독자 5천원.
※기부금 영수증은 입금자명으로만 발행이 가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