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자진 사퇴… "정부 철학, 나와 많이 달라"

입력 2026-09-03 17:22:04 수정 2026-09-03 17: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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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완전폐지 반대 등 직언 이어온 이 위원장, 마지막까지 쓴소리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사진)이 임기를 1년 남긴 상태에서 9일 자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마지막까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사퇴의 변을 적었다.

이 위원장은 "국민 각자가 지닌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바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려고 나름 뛰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이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의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제가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고자 한다"며 이 대통령과는 서로 지향한 바가 달랐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대통령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가 그간 때로는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말씀드렸던 직언을 국정운영 과정에서 그 편린이나마 반영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청와대는 이 위원장에게 유임없이 물러나달라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통합위원장 임기는 2년인데, 이 위원장은 임기 1년을 앞두고 위원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 통합 기조 하에 발탁된 이 위원장은 그 동안 법왜곡죄 도입, 보완수사권 완전폐지 등 정부 여당의 사법개편 작업을 비판하는 등 직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에도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이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났으니 이제 민주당을 탈당하시라"는 고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과 청와대는 불편한 동거가 이어졌다.

이 위원장과 청와대의 불협화음은 지난 5월 이 위원장이 청와대 소속 행정관으로부터 경고성 이메일을 받았다면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당시 이 위원장은 "최근 들어 사사건건 국민통합위와 위원장 본인의 행보에 관여하고 불필요한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서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일을 국민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내는 등 중도보수 성향 인사로 여겨졌지만,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의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됐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