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수용량 턱없이 부족…더위에 시신 부패까지
네팔 실종자 2천명 육박…추가 사망자 늘어날 가능성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히말라야 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로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현지 의료기관의 시신 수용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무더운 날씨까지 겹치면서 냉동시설에 보관되지 못한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신원 확인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9일 네팔 현지 매체 온라인 카바르와 카트만두 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중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네팔에서만 57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빙하 붕괴와 연관된 토석류로 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돼 양국의 전체 사망자는 586명으로 늘었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바그마티주 치트완에서는 수습된 시신을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트완 지역 바라트푸르 병원에는 홍수 현장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시신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27일 저녁까지 137구가 이송됐으며 다음 날에도 50구가 추가로 도착했다.
문제는 시신을 보관할 냉동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비슈와반두 바갈레 바라트푸르 병원 의료원장은 "우리 병원 시신 냉동고에는 24구만 안치할 수 있다"며 "평소에도 신원미상 시신이 대부분의 공간을 차지해 실제로 비어 있는 곳은 2∼4구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재난 상황에서 지금 정도 규모의 시신을 관리할 여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병원 안치실과 부검실은 27일부터 사실상 수용 한계에 도달했다. 냉동고에 들어가지 못한 시신 일부는 병원 복도나 방수포로 마련한 임시 공간에 놓여 있으며, 부검실로 옮기지 못한 시신은 차량 안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온이 높은 치트완 지역의 날씨도 시신 관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냉동시설에 보관되지 못한 일부 시신에서는 이미 부패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갈레 원장은 "모든 시신이 동시에 부패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극심한 더위로 냉동고에 들어가지 못한 시신들의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신의 훼손 정도가 서로 달라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홍수 당시 물살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교량을 무너뜨릴 만큼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과학자들이 위성 자료와 현장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대홍수를 일으킨 빙하와 암석 등이 뒤섞인 덩어리는 초속 약 50m, 시속 약 180㎞의 속도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희생자는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지만, 진흙이나 흙탕물 속에 오랜 시간 노출된 시신 가운데는 부패가 진행됐거나 심하게 훼손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라트푸르 병원 법의학팀은 다른 의료기관의 지원을 받아 훼손 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시신부터 검시와 신원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대규모 시신이 몰리면서 의료진의 대응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정부 청사로 옮겨진 뒤 가족에게 인계된다. 신원을 특정하지 못한 시신의 경우 향후 확인을 위해 DNA 시료를 채취해 보관하고 있다.
실종자가 2천명에 가까운 만큼 향후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수색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추가 시신이 발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네팔 정부는 현재 16개 병원에 희생자 시신을 나눠 안치하고 있으며, 수용 공간이 부족해질 경우 임시 보관시설을 추가로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사미르 아디카리 네팔 보건부 대변인은 "전국 모든 병원의 시신 수용 능력을 합치면 600구가 넘는다"면서도 일부 병원은 사고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실제 시신 안치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