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하고 실망스럽다"…트럼프 '온타리오호 개명' 추진에 공화당도 반발

입력 2026-08-29 07: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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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F=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F=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위치한 온타리오호의 명칭을 '아메리카호'로 변경한 것을 두고 미국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필 스콧 버몬트주지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온타리오호 개명과 관련해 "(호수 개명은) 유치하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스콧 주지사는 미국과 캐나다가 갈등을 키우기보다 협상을 통해 양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협상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경제를 강화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추가적인 긴장 격화는 미국이나 캐나다 가정과 기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버몬트주는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지역으로 무역과 관광 등에서 양국 간 경제적 교류가 활발하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스콧 주지사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버몬트에서 온건 보수 성향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왔다. 그는 2024년 주지사 선거에서 7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는 공화당 소속 톰 티파니 위스콘신주지사 후보 역시 개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티파니 후보는 "온타리오호는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위스콘신 역시 캐나다와 교역 규모가 큰 지역인 데다 경합주라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캐나다 강경 정책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소속 데비 딩겔 하원의원은 개명 추진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몹시 분개한다"면서 개명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엑스에 "온타리오호다"라고 짧게 적으며 개명에 반대하는 뜻을 나타냈다.

이번 논란은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후 캐나다를 상대로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타리오호 명칭까지 변경되면서 양국 갈등이 무역 분야를 넘어 상징적인 영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 내부에서는 마크 카니 총리가 트럼프 행정부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데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지만, 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가계와 기업에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 여론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CNN방송은 "카니 총리가 위기의 순간에 찬사를 받고 있으나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카니 총리가 내세워온 '중견국 연대' 구상 역시 미국과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미국이 과거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견국들이 협력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미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가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데다, 각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캐나다의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초강대국으로부터 다변화를 꾀해 연대를 구축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고 트럼프에 맞서는 데 대한 동맹국의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그렇다"면서 "중견국 연대를 촉구하고 7개월 뒤 카니는 사실상 트럼프와 혼자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