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퇴직연금 실물이전 'DC→타사 IRP' 등 장벽 허문다

입력 2026-08-24 17:5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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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도입 후 올해 6월까지 15조9천억원 이동
증권사 4조원대 순유입 속 동일 제도 제한 및 녹취 의무 등 소비자 불편 정조준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 도입 이후 증가하는 '머니무브' 현상에 발맞춰 소비자 편익을 증대하기 위한 제도 개편에 나선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는 가입자가 기존에 운용 중인 금융 상품을 매도하거나 해지하지 않고, 상품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퇴직연금을 관리하는 금융사만 바꿀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4일 금감원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 서비스가 처음 시행된 2024년 10월 31일부터 지난 6월 30일까지 누적 이전 금액은 15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평균 261억원, 총 25만건이 이동한 수치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6조9천억원이 실물이전이 진행됐다. 지난 2025년 상반기 기록인 3조2천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

업권별 자금 이동을 분석하면 은행권에서 증권업권으로의 자금 이동이 뚜렷했다. 전체 이전 규모 중 은행에서 증권으로의 이동이 5조2천억원으로, 약 33%의 비중을 차지하며 가장 컸다.

그 결과, 증권업권은 총 4조1천513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한 반면, 은행권은 3조9천714억원의 순유출을 겪었다. 은행에서 은행으로 이동한 규모 역시 4조5천억원(28%)으로 은행권역 내 움직임도 활발했다.

제도별로는 확정급여형(DB)의 경우 증권사에서 은행 및 보험사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은행과 보험사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쏠렸다.

총 이전 금액 규모로는 IRP가 6조8천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DC 4조8천억원, DB 4조3천억원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양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실물이전은 DB에서 DB로, DC에서 DC로, IRP에서 IRP로 등 동일한 제도 내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DC에서 타사의 IRP로 이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다.

또한 환매중단펀드를 보유한 계좌의 경우 이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전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의무화된 녹취 제도로 인해 절차가 지연되거나, 이전이 취소 및 거절될 경우 가입자에게 명확한 사유를 안내하지 않아 발생하는 불만과 민원 역시 지속되는 상황.

이에 금감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협회, 한국증권금융 및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 등 17개 기관과 함께 '퇴직연금 실물이전 개선 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고 전면적인 제도 정비에 돌입했다.

이번 회의를 통해 금융감독원과 유관 기관들은 DC에서 타 사업자의 IRP로 이전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환매중단펀드 역시 이전 가능 상품에 포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번거로운 녹취를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한 비대면 의사 확인 방식도 마련된다. 실물이전 신청이 거절되거나 취소될 경우 가입자에게 상세한 사유를 투명하게 안내하는 방안도 신설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9월까지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확정 짓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전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2027년까지 TF 운영을 완료해 가입자들의 퇴직연금 운용 편의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